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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이 적지에서 가시마 앤틀러스(일본)를 잡고 조 1위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에 올랐다. 2015년 이후 3년 만에 ACL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수원 삼성은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1부)에서도 2위(승점 14)로 순항 중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수원 삼성을 과거 수원 삼성과 같은 잣대로 비교하는 건 무리다. 구단의 운영 주체가 달라진 상황에서 수원 삼성은 나름의 생존 방식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수원 삼성의 운영은 제일기획에서 맡고 있다. 과거 세계적인 기업 삼성전자의 든든한 우산 아래 있었던 시절과는 큰 차이가 있다. 1년 예산이 100억원(추정) 이상 줄었다. 예전 처럼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팀의 주축을 이루지 못한다. 비싼 외국인 선수를 2~3명 보유할 수도 없다. 알차게 구단을 운영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살림살이가 됐다. 지금의 수원 삼성은 내부 변화에 새롭게 적응하며 외부 경쟁력을 길러가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장 실무 책임자인 박창수 단장에게 구단 운영의 힘이 실렸다. 박 단장은 축구단에서 잔뼈가 굵은 축구 행정가는 아니다. 그렇지만 열린 사고를 갖고 있고, 또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였다. 서정원 감독의 의견을 존중했고, 선수 투자에 인색하지 않았다.
지난 겨울, 수원 삼성은 선수단 개편 작업에 그 어떤 팀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지난해 K리그1 득점왕 조나탄을 중국에 거액을 받고 팔았다. 50억원(추정) 가까운 돈을 벌었다. 선수 장사는 K리그 구단들이 앞으로 살기 위해 지향해야 할 수단이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 다미르와 산토스를 과감하게 정리했다. 국가대표급 선수 김민우도 군입대(상주 상무) 시켰다.
대신 FC서울과 재계약에 실패한 데얀을 영입했다. '용감한' 투자였다. 몇년간 지켜본 바그닝요와 크리스토밤, 임상협과 이기제까지 데려왔다. 김은선도 지난해말 군제대 후 컴백했다.
수원 삼성은 가시마전까지 최근 3연승 행진을 달렸다. 하지마 아직 완성형 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K리그1에서 절대 1강으로 꼽히는 전북 현대가 버티고 있다. K리그1을 제패하기 위해선 전북 현대를 넘어야 한다.
또 ACL 16강에선 울산 현대와 싸워야 하다. 수원 삼성은 변화의 흐름을 잘 타고 있다. 정체하면 다시 후퇴할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