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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의도한 득점이 많다."
원칙과 기본을 중시하는 최 감독은 "틀이 있어야 선수들과도 공감할 수 있다"며 "잘 보면 우리는 의도한 득점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울산전만 살펴봐도 최 감독의 언급한 틀을 알 수 있다. 전반 31분 페널티박스까지 한 번에 연결된 제테르손의 패스를 송승민이 헤딩으로 떨궈주고 쇄도하던 정원진이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잘 짜여진 갱대로 골이 들어간 느낌이었다.
이 득점 장면은 지난 11일 FC서울전에서도 연출됐다. 채프만이 타깃형 스트라이커 레오가말류에게 연결, 레오가말류는 감각적인 터치로 상대 뒷 공간으로 공을 보냈고 폭풍같이 달려들던 김승대가 이번에도 일대일 찬스에서 골을 터뜨렸다.
경남전에서 선언된 페널티킥도 패턴의 일종이었다. 한 명의 선수가 공을 잡으면 무조건 공간으로 침투하는 전술이 적중했다. 제테르손이 공을 잡자 왼쪽 풀백 강상우는 저돌적인 오버래핑을 펼쳤고 상대 수비수 뒷 공간으로 연결된 킬 패스를 잡고 돌파하다 상대 수비수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자칫 틀에 갇힌 플레이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란 질문을 던지자 최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기본 속에서 더 좋은 상황이 발생하면 너희들이 알아서 해보라고 주문한다. 그것이 창의적인 축구"라고 역설했다.
최 감독이 원하는 축구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현재진행형이다. 롤 모델은 토트넘이다. 최 감독은 "세계적인 빅 클럽 맨유와 바르셀로나는 갖춰진 틀 속에서도 자유스러움이 공존한다"면서도 "그 자유스러움이 더 흘러 넘치는 팀이 토트넘이다. 축구에는 상대성이 있어 토트넘이 맨시티에 패하긴 했지만 패스가 물 흐르듯 연결되고 선수들이 창의적으로 움직인다. 포항을 토트넘과 같은 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다양한 틀에 창의력을 얹은 포항, 지난 두 시즌 스플릿 B의 아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 감독의 축구를 최대한 그라운드에서 구현해내려고 노력 중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