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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경기를 무사히 마쳐서 기쁘다. 이겼으면 더 좋았겠지만 무실점으로 승점 1점을 얻어서 좋다."
FIFA랭킹 6위, 지난해 최강 미국을 1대0으로 꺾었던 '아시아 최강' 호주를 상대로 몸 던지는 투혼, 질긴 수비로 맞섰다. 한국의 호주전 역대 전적은 2승1무12패, 최근 4연패, 아시안컵 4전4패였다. 대부분 한국의 패배를 예견한 상황, 2010년 피스퀸컵 결승전 2대1 승리 이후 8년간 한번도 이긴 적 없는 호주를 치밀하게 연구했다. 승점이 절대적인 토너먼트, 강팀을 상대로 극강의 수비로 맞섰다. 호주를 상대로 목표했던 승점 1점을 획득한 선수들은 경기후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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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축구의 역사를 다시 쓴 '월드클래스' 에이스 지소연은 2006년 10월 피스퀸컵 캐나다전을 통해 15세 8개월에 남녀 통틀어 '최연소'로 A매치에 데뷔했다. 이후 11년 6개월동안 최연소, 최다 기록을 줄줄이 갈아치우며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중심으로 활약해왔다. 지소연이 기록중인 A매치 100경기 통산 45골은 현역선수 최다이자, 차범근(58골), 황선홍(50골)에 이어 역대 남녀 통산 3위에 해당하는 위대한 기록이다. 지소연은 일본 고베 아이낙을 거쳐, 2014년 국내 여자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첼시 레이디스에 진출한 후 5년째 활약중이다. 2009년 베오그라드유니버시아드 금메달 당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고, 2010년 FIFA 여자 U-20 월드컵 3위 당시 실버볼과, 실버슈(득점 2위)를 수상했다. 2013년에는 AFC 올해의 여자선수상을 수상했고, 첼시 진출 이후 2014년 잉글랜드 여자축구리그 올해의 선수상, 2015년 잉글랜드프로선수협회 올해의 여자선수상을 휩쓸었다.
호주전 직전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월드클래스 지소연의 '12년 그라운드' 한길을 축하하는 기념식은 따뜻했다. 지난해 20세 이하 월드컵 조직위원회에서 근무했던 아시아축구연맹(AFC) 경기국 직원 김지수씨가 직접 한국어로 진행을 맡아 의미를 더했다. 낯선 중동 땅, 암만 킹압둘라Ⅱ스타디움에 귀에 익은 한국어가 울려퍼졌다. 마치 한국 홈그라운드 같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지소연!"을 한목소리로 외치며 기념사진을 찍은 후 그라운드에 들어선 태극낭자들이 강호 호주와의 첫 경기에서 무실점,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 직후 지소연의 100경기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윤덕여 감독은 고개를 끄덕였다. "A매치 100경기는 대단히 영광스러운 일이다. 감독으로서 축하하고 싶고, 크게 축하받아야 할 일이다. 우리 선수들도 지소연 선수의 100경기가 헛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컸고, 그 마음이 통했다. (지소연의 센추리클럽은) 우리 팀이 더욱 결집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생각한다."
지소연 역시 호주전 무승부 후 센추리클럽 가입소감을 다시 한번 전했다.
"100경기를 무사히 마쳐서 기쁘다. 첫경기는 항상 힘든데 무실점으로 승점 1점을 얻어서 좋다"면서도 승부사답게 '승점 3점'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겼으면 더 좋았겠지만 빨리 잊고 일본전(10일 밤 10시45분) 준비를 확실히 잘해야 할 것 같다. 일본은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고베아이낙에서 잔뼈가 굵은 지소연은 일본전에 유독 강했다. 일본전 필승 각오와 함께 "빠른 시간안에 프랑스월드컵 진출을 확정 지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거듭 밝혔다.
암만(요르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