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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필드(영국 리버풀)=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 조성준 통신원]리버풀은 맨시티보다 3가지에서 앞섰다. 완승의 비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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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필드는 뜨겁다. 리버풀의 팬들은 90분 내내 쉬지 않는다. 함성을 지르고 박수를 친다. 노래도 부르다가 야유도 쏟아낸다.
1월 맨시티는 안필드에서 리그 첫 패를 당했다. 안필드 특유의 엄청난 분위기에 휩쓸렸다. 당시 안필드의 엄청난 응원은 맨시티 선수들을 바짝 얼어붙게 했다. 이번에도 응원의 강도는 비슷했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이미 경기 전부터 시작됐다. 리버풀팬들은 경기장 밖에서 진을 치고 맨시티 선수단을 기다렸다. 맨시티의 버스가 등장하자 욕설을 퍼부었다. 홍염도 터뜨렸다. 다만 정도가 지나쳤다 .몇몇 훌리건들은 맨시티 버스를 향해 이물질을 던졌다. 맨시티 버스 창문이 깨졌다. 용서받을 수 없는 폭력행위였다. 리버풀은 즉각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머지사이드주 경찰은 이물질을 투척한 사람을 끝까지 추적해서 법정에 세우겠다고 했다. 큰 사고였지만, 분명 기선을 제압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결국 안필드의 분위기에 무너졌다. 전반 12분 살라의 골과 함께 안필드는 달아올랐다. 맨시티 선수들은 리버풀 팬들의 함성에 혼이 나간 듯 보였다. 이후 2골을 더 내줬다. 응원의 힘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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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은 중원에서도 우세했다. 두 팀이 형성하는 세 명의 미드필더 라인은 확연하게 다른 색깔을 보였다. 정교한 플레이를 자랑하는 맨시티의 중원은 투박한 리버풀 중원에 경기를 내주었다. 이번 시즌 리그 최고의 미드필더 라인으로 평가되는 페르난지뉴-데 브라위너-다비드 실바 조합은 볼을 예쁘고 정교하게 다루면서 볼을 전진시킨다. 반면, 리버풀의 미드필더 라인은 다소 투박하지만 직선적인 성격을 가진다.
리버풀의 중원은 객관적으로도 열세였다. 맨시티를 상대로 우수한 경기력을 펼치기에는 개인 기량과 호흡 모두 부족해보였다. 그런데 승리는 리버풀의 품에 안겼다. 밀너와 헨더슨, 체임벌린은 전반 내내 타이트하게 상대를 압박했다. 빠른 타이밍에 강하게 상대를 조였다. 50대 50 싸움의 공방전에서 리버풀이 볼을 계속 따냈다. 3골 모두 경합 상황에서 볼이 리버풀쪽으로 빠지면서 나온 것들이었다.
맨시티의 최전방 제수스는 90분을 뛰며 25번 볼을 만지는데 그쳤다. 이는 50분 가량만을 뛴 살라보다 적었다. 살라는 29번 볼을 만졌다. 맨시티의 미드필더들이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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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기려면 골을 넣어야 한다. 골을 넣으려면 슈팅이 많이 나와야 한다. 리버풀 선수들은 과감한 슈팅도 계속 때렸다. 체임벌린의 두번째 골이 분수령이었다. 맨시티의 추격 의지를 확실히 꺾어놓았다.
반면 첼시는 슈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최전방으로 볼이 별로 가지 못했다. 슈팅 찬스가 많지 않았다. 결국 맨시티는 이 경기에서 단 1개의 유효슈팅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2016년 10월 27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그컵 8강 경기 이후 526일만에 유효슈팅 0개의 굴욕을 맛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