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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반전극 시즌2', 네게바-쿠니모토가 '주연급'이다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8-03-11 14:23 | 최종수정 2018-03-11 20:27


겨울 전지훈련 연습경기 도중 쿠니모토(오른쪽)와 네게바가 전술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4일 상주와의 2018년 K리그1 1라운드 경기에서 슈팅을 시도하고 있는 네게바(오른쪽).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4일 상주와의 2018년 K리그1 1라운드 경기에서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는 쿠니모토(왼쪽).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경남의 '반전극 시즌2'가 시작됐다.

지난 시즌 경남은 챌린지(현 K리그2·2부 리그) 무대를 평정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잘 해야 중위권'이란 평가를 비웃듯 경남은 독주 끝에 당당히 최정상에 올라섰다. 그리고 2018년, 경남은 K리그1(1부 리그)에서 새 출발을 했다.

2부 리그에서 받았던 주목도 잠시, 경남은 다시 '논외의 팀'이 됐다. 1부에서는 그 누구도 경남을 주목하지 않았다. 강등 유력 후보로 꼽혔다. 승강제 도입 후 승격팀이 1부 리그에서 강한 인상은 심은 적은 없었다. 더욱이 경남은 시도민구단. 가시밭길이 예상됐다.

그런데 초반부터 경남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4일 상주와의 리그 1라운드 경기에서 3대1 승리를 거뒀다. '괴물' 말컹이 해트트릭을 했다. 그리고 이어진 10일 제주와의 리그 2라운드. 2대0 완승을 거뒀다. 상주전서 퇴장을 당했던 말컹과 3경기 정지 징계를 받은 김종부 감독 없이 이룬 성과였다.

초반 2연승으로 '반전극 시즌2'를 예고한 경남. '주연' 말컹이 없었지만, '주연급' 자원들이 돋보였다. 브라질 출신 네게바(26)와 일본 출신 쿠니모토(21)다. 둘은 제주전서 투톱을 이뤘다. 시즌 전만해도 큰 기대감은 없었다. 네게바와 쿠니모토 모두 빠르고 기술적이지만, 득점력엔 물음표가 붙어있었다.


네게바.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하지만 뚜껑을 열자 상상 이상의 파괴력을 보여줬다. 네게바는 빠른 스피드와 강인한 체력으로 제주 수비를 강하게 압박했다. 네게바의 집중력은 경남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전반 15분 네게바는 드리블 돌파에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달려들어 제주 골키퍼 김경민의 실책성 플레이를 유도했다. 김경민이 공을 차내려했지만, 네게바 다리에 맞고 골로 연결됐다.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 돋보인 장면.

기술도 뛰어났다. 일명 '발바닥 드리블'이라 불리는 유연한 드리블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수비수가 달려들 땐 절묘한 헛다리짚기 개인기로 압박을 풀어냈다. 1m77의 크지 않은 키지만, 공중볼 경합에도 적극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네게바는 전반 37분 제주 수비수 조용형의 퇴장을 끌어냈다. 네게바가 저돌적으로 뛰어오르자 이에 부담을 느낀 조용형은 불필요하게 팔꿈치를 사용, 비디오판독(VAR) 결과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쿠니모토의 플레이도 매우 위협적이었다. 왼발잡이 쿠니모토는 차원이 다른 기술을 자랑했다. 수비수 2~3명 사이에서도 빠져나오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역습 속도를 살리는 스루 패스에 한 박자 빠른 슈팅으로 제주 간담을 서늘케했다. 먼 거리 프리킥을 직접 슈팅으로 연결할 수 있는 날카로운 킥 능력에 끈질긴 압박 능력까지 갖췄다. 쿠니모토는 후반 42분 기어이 제주 골망을 흔들었다. 네게바의 패스를 빠르고 정확하게 왼발로 감아 차 넣었다.


네게바(왼쪽)와 김종부 경남 감독이 겨울 전지훈련 도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김종부 감독은 "네게바와 쿠니모토가 많은 준비를 했다. 말컹이 없지만 좋은 모습 보여줄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선수들"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지난해 말컹에 이은 경남의 외국인 선수 돌풍 2탄. 활약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1부 리그를 뒤흔들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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