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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들어 '손샤인' 손흥민(토트넘)이 다시 타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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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손흥민의 맹활약은 두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 첫째는 주전경쟁이다. 손흥민은 로치데일 경기 이전까지 출전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달 14일 유벤투스와의 UCL 16강 1차전, 25일 크리스탈팰리스와의 EPL 28라운드에서 벤치에 앉았다. 대신 장기부상에서 복귀한 에릭 라멜라와 겨울이적시장에서 영입한 루카스 모우라가 기회를 받았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이전부터 라멜라에 대한 무한애정을 보낸 바 있다. 모우라는 이제 막 영입한만큼 기회를 줘야하는 상황. 포지션 경쟁자인 손흥민이 '주전 경쟁에서 밀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쏟아졌다. 선발로 나서도 가장 먼저 교체아웃됐던 손흥민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3월 맹활약으로 경쟁자를 압도했다. 라멜라가 연계와 활동량, 모우라가 개인기라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손흥민은 가장 중요한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선수다. 알리가 지난 시즌만큼의 득점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에, 해리 케인 말고는 믿을만한 득점원이 없는 포체티노 감독 입장에서는 손흥민의 골행진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손흥민은 의심할 여지없는 EPL 톱클래스 윙어다. 기록이 말해준다. 올 시즌 EPL에서 측면 공격수 중 10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23골), 라힘 스털링(맨시티·15골), 에당 아자르(첼시·11골), 그리고 손흥민까지 단 4명 뿐이다.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선수는 아자르, 알렉시스 산체스(맨유), 사디오 마네(리버풀)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도 리그에서만 14골을 넣었다. 올 시즌에는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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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손흥민의 현재 주급은 6만파운드(약 8957만원)에 불과하다. 앞서 언급한 살라는 9만파운드(약 1억3436만원), 스털링은 18만파운드(약 2억6872만원), 아자르는 20만파운드(약 2억9858만원), 산체스는 30만파운드(약 4억4787만원)의 주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맨유의 제시 린가드도 무려 10만파운드(약 1억4929만원)를 받는다. 기량만 놓고 본다면 최소 10만파운드 이상을 받아야 하는 손흥민이다. 하지만 토트넘은 낮은 주급체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EPL을 넘어 유럽 최고 수준의 공격수로 평가받는 해리 케인의 주급이 11만파운드(약 1억6422만원)다. 빅클럽들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고 있는 크리스티안 에릭센도 주당 7만파운드(약 1억450만원) 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
손흥민이 필요한 토트넘은 그를 잡기 위해서는 현재 주급체계를 깰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주급체계를 흔들면, 돌아오는 부담이 너무 크다.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고민이 클 수 밖에 없다. 반면, 손흥민은 느긋하다.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리그 최고수준의 윙어에 대한 가치는 엄청나다. 손흥민이 매물로 나올 경우, 군침을 흘릴 구단은 한두개가 아니다. 손흥민은 가치를 입증했고, 이제 선택은 토트넘의 몫이다. 3월 2경기 4골이 만든 풍경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