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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의 발롱도르]재계약 앞둔 손흥민의 맹활약, 토트넘의 고민이 시작됐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3-04 10:56 | 최종수정 2018-03-04 10:56

ⓒAFPBBNews = News1


3월 들어 '손샤인' 손흥민(토트넘)이 다시 타오르고 있다.

손흥민은 4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에서 열린 허더스필드 타운과의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홈경기에서 멀티골을 폭발시켰다. 전반 초반부터 날카로운 돌파를 선보이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던 손흥민은 전반 28분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넣었다. 델레 알리의 스루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골키퍼까지 제쳐내며 왼발로 골을 넣었다. 후반에도 좋은 모습을 보이던 손흥민은 후반 9분 해리 케인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하며 쐐기골을 넣었다. 시즌 15호골이자 리그 10호골이었다. 후반 25분 교체아웃되는 손흥민을 향해 6만8000여명의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만큼 압도적인 활약이었다. 손흥민의 두골을 앞세운 토트넘은 2대0 완승을 거두며 2위싸움을 이어갔다.

손흥민은 앞서 1일 로치데일과의 FA컵 16강 재경기에서도 두 골을 넣었다. 1월14일 에버턴전 이후 골침묵을 이어갔던 손흥민은 3월 들어 열린 2경기에서 무려 4골을 폭발시켰다. 두차례 이달의 선수상을 받았을때도 그랬듯, 손흥민은 한번 불이 붙으면 더 뜨겁게 타오른다. 토트넘은 8일 유벤투스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을 포함해 EPL, FA컵 등 빡빡한 일정이 남아있다. 손흥민의 활약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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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손흥민의 맹활약은 두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 첫째는 주전경쟁이다. 손흥민은 로치데일 경기 이전까지 출전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달 14일 유벤투스와의 UCL 16강 1차전, 25일 크리스탈팰리스와의 EPL 28라운드에서 벤치에 앉았다. 대신 장기부상에서 복귀한 에릭 라멜라와 겨울이적시장에서 영입한 루카스 모우라가 기회를 받았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이전부터 라멜라에 대한 무한애정을 보낸 바 있다. 모우라는 이제 막 영입한만큼 기회를 줘야하는 상황. 포지션 경쟁자인 손흥민이 '주전 경쟁에서 밀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쏟아졌다. 선발로 나서도 가장 먼저 교체아웃됐던 손흥민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3월 맹활약으로 경쟁자를 압도했다. 라멜라가 연계와 활동량, 모우라가 개인기라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손흥민은 가장 중요한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선수다. 알리가 지난 시즌만큼의 득점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에, 해리 케인 말고는 믿을만한 득점원이 없는 포체티노 감독 입장에서는 손흥민의 골행진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두번째는 재계약이다. 영국 런던 지역지 이브닝스탠다드 등을 비롯한 현지 언론은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재계약을 제안할 것'이라고 전했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기간은 2020년까지로, 이제 2년 밖에 남지 않았다. 토트넘은 일찌감치 협상테이블을 차려 손흥민을 확실히 지키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포체티노 감독은 얀 베르통언, 무사 뎀벨레 등과 함께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희망하고 있다. 문제는 '토트넘이 얼마나 올려줄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손흥민은 의심할 여지없는 EPL 톱클래스 윙어다. 기록이 말해준다. 올 시즌 EPL에서 측면 공격수 중 10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23골), 라힘 스털링(맨시티·15골), 에당 아자르(첼시·11골), 그리고 손흥민까지 단 4명 뿐이다.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선수는 아자르, 알렉시스 산체스(맨유), 사디오 마네(리버풀)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도 리그에서만 14골을 넣었다. 올 시즌에는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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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손흥민의 현재 주급은 6만파운드(약 8957만원)에 불과하다. 앞서 언급한 살라는 9만파운드(약 1억3436만원), 스털링은 18만파운드(약 2억6872만원), 아자르는 20만파운드(약 2억9858만원), 산체스는 30만파운드(약 4억4787만원)의 주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맨유의 제시 린가드도 무려 10만파운드(약 1억4929만원)를 받는다. 기량만 놓고 본다면 최소 10만파운드 이상을 받아야 하는 손흥민이다. 하지만 토트넘은 낮은 주급체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EPL을 넘어 유럽 최고 수준의 공격수로 평가받는 해리 케인의 주급이 11만파운드(약 1억6422만원)다. 빅클럽들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고 있는 크리스티안 에릭센도 주당 7만파운드(약 1억450만원) 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


손흥민이 필요한 토트넘은 그를 잡기 위해서는 현재 주급체계를 깰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주급체계를 흔들면, 돌아오는 부담이 너무 크다.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고민이 클 수 밖에 없다. 반면, 손흥민은 느긋하다.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리그 최고수준의 윙어에 대한 가치는 엄청나다. 손흥민이 매물로 나올 경우, 군침을 흘릴 구단은 한두개가 아니다. 손흥민은 가치를 입증했고, 이제 선택은 토트넘의 몫이다. 3월 2경기 4골이 만든 풍경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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