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국 자메이카 분석]틀 잡힌 신태용호, 과제는 집중력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1-30 21:51



아직 테스트 중에 있는 손준호(전북) 이창민(제주) 윤영선(상주)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월드컵 체제였다.

자메이카전에 나서는 신태용 감독의 의도는 명확했다. '가상의 멕시코' 자메이카를 상대로 플랜A를 실험하는 것이었다. 주력 포메이션인 4-4-2 카드를 꺼냈다. 김민재(전북)를 제외하고 사실상 이번 명단에서 최상의 카드를 꺼냈다. 내용과 결과, 두마리 토끼를 노렸다.

내용은 좋았다. 해외파가 빠졌지기는 했지만, 자메이카는 한창 리그를 치르고 있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반면 우리는 시즌을 준비 중인 선수들로 이루어졌다. 몸상태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적인 움직임이 돋보였다. 자메이카의 수비 조직력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의도한대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선수들은 바뀌었지만 전술은 그대로였다. 오히려 더 극대화시킨 모습이었다. 이창민의 왼쪽 측면 기용이 그 예다. 신 감독의 4-4-2는 중앙 지향적인 미드필더을 측면에 배치하는 것이 포인트다. 이들이 중앙으로 이동하며 공격 루트를 다변화시킨다. 이창민과 오른쪽 측면에 배치된 이재성(전북)이 중앙으로 자리를 옮기며 기회를 만들어냈다. 측면 공격은 부지런히 움직이는 이근호(강원)와 김진수 최철순(이상 전북) 좌우 윙백의 몫이었다.


신태용호는 여러차례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이재성을 축으로 한 다양한 삼자패스로 공간을 만들었다. 좌우 측면에서는 김진수 최철순의 크로스가 날카롭게 이어졌다. 후반 10분 김신욱(전북)의 헤딩골도 최철순의 크로스가 만들어냈다. 후반 16분에는 정우영(빗셀고베)의 크로스를 김신욱이 헤딩으로 밀어넣었다. 과정에서는 분명 칭찬을 받을만 잘면이 많았다. 김신욱이라는 장신 공격수가 팀에 녹아든데다, 전력의 50%가 넘는 손흥민(토트넘) 권창훈(디종) 기성용(스완지시티)이 가세할 경우 더 날카로운 공격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게 하기에 충분했다.

수비는 단 한차례의 실수가 아쉬웠다. 허리진에서는 특유의 일자수비가 잘 이뤄졌다. 공격시에는 좁히지만 수비시에는 측면으로 벌리며 일자를 유지하는 전술은 이날도 꽤 인상적이었다. 이근호와 김신욱의 압박도 좋았다. 자메이카의 조직적인 공격이 없었지만, 새로운 얼굴들이 가세했음에도 이렇다할 틈이 없었다는 점에서는 칭찬을 받을만 했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집중력이었다. 특히 수비의 핵심인 장현수(FC도쿄)의 실수는 치명적이었다. 전반 4분 데인 켈리와의 몸싸움에서 밀리며 실점을 허용했다. 분명 막아낼 수 있었던 실점이기에 더욱 아쉬웠다. 뿐만 아니라 상대와의 1대1 상황에서 무력하게 돌파를 허용하는 장면 역시 고쳐야 하는 부분이었다. 특히 하프라인 등 위험지역이 아니라면 파울로라도 끊을 필요가 있었다. 후반 27분 동점골을 내주는 장면에서는 수비 사이의 간격이 흔들렸다. 정상 몸상태가 아닌만큼 체력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을 노출했다고는 하나, 중앙 수비진은 분명 아쉬웠다.


자메이카전 성과는 확실하다. 공격이든, 수비든 우리가 하고자 하는 틀은 확실히 만들어졌다. 김승대(포항) 김성준(서울) 이승기 김민재(이상 전북) 정승현(사간도스)이 차례로 들어갔지만, 형태는 잘 이루어졌다. 이제 집중력을 잃지 않고, 조직력을 높이기 위해 체력을 기르고, 베스트11을 확정하는 일만 남았다. 남은 기간 신태용호가 해야하는 미션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