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절대 고개 숙이지 마라."
비록 패했지만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첫 결승 진출의 기적을 쓴 어린 선수들의 투혼은 눈부셨다. '박항서 매직'은 결승전에서도 이어졌다. 좀처럼 눈 구경을 하기 힘든 베트남에서 나고 자란 선수들이 폭설이 쏟아지는 그라운드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우승을 향해 분투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아들뻘 선수들과 거리낌없이 함께 뒹군다던 박 감독의 리더십은 준우승 직후 라커룸에서도 빛났다. 베트남축구협회는 28일 공개한 영상 속 박 감독의 모습은 따뜻하고 인간적이다. 라커룸에서 선수들 하나하나를 일일이 포옹했다. 통역 담당관을 대동한 채 선수 개개인에게 따뜻한 격려의 코멘트를 건네며, 대화를 주고 받았다. 아들같은 선수들을 꼬옥 껴안고, 토닥여주는 모습은 뭉클했다.
왼쪽 가슴의 국기를 손으로 두드리며 "우리는 베트남 선수들이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박 감독은 120분 혈투끝에 우승을 놓치고 실망한 선수들을 향해 희망의 메시지를 불어넣었다. "준우승했지만 너희들은 충분히 기뻐할 자격이 있다"고 거듭 선수들을 독려했다. "코칭스태프, 지원 스태프, 모두 너무 고생 많았고 잘해줬다. 다음 기회에 우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절대 고개 숙이지 마라. 우리는 베트남 축구의 전설이다. 절대 고개 숙이지 마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케?"라는 마지막 한마디에 선수들이 "오케!"라고 화답했다. 선수단의 뜨거운 박수로 마지막 미팅이 마무리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