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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의 승리, 하지만 이번에도 또 한번 따라 온 것은 비판의 목소리다.
하지만 불안한 내용과 달리, 김봉길호는 꾸준히 결과를 얻고 있다. 이번 대회는 그 어느 때보다 이변이 많다. 일본, 호주, 사우디, 이라크 등 기존의 강호들은 일찌감치 짐을 쌌다. 그간 변방으로 취급됐던 베트남, 말레이시아, 팔레스타인 등이 그 자리를 채웠다. 전통의 강호들이 줄줄이 탈락하는 상황에서 원하는 결과를 내고 있다는 점은 분명 인정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다. 언제나 우승후보로 나서는 아시아 대회에서 한국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변의 희생양이 되지 않는 것이다.
사실 김봉길호는 정상 전력이 아니다. 김 감독이 팀의 중심으로 여겼던 이광혁(포항)과 황인범(아산)이 부상과 군입대로 제외됐다. 최종 엔트리서 빠진 한찬희(전남)는 1차 테스트 당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전형적인 측면 자원과 중원에서 볼을 배급해줄 플레이메이커의 부재로 김 감독의 당초 구상이 어긋날 수 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주전 왼쪽 윙백으로 생각했던 서영재(함부르크)도 대회 직전 부상으로 빠졌다. 주축 카드를 모두 잃은 김 감독은 결국 실리 축구로 변화를 줄 수 밖에 없었다. 옵션이 많지 않아 경기 중 변화는 소극적일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변화에 인색한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은 1, 2차전에서 기술이 좋은 윤승원(서울)을 공격의 축으로 삼았지만, 부진이 이어지자 한승규를 위로 올리고 장윤호(전북)의 기동력을 극대화한 전술로 변화를 꾀했다. 이는 바로 결과로 이어졌다. 한승규는 2골-2도움으로 이번 대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