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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의 발품스토리]손흥민, 케인 제치고 웸블리 주인공 등극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8-01-14 10:09


ⓒAFPBBNews = News1

[웸블리(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평소라면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해리 케인(토트넘)에게 향했을 것이다. 한 경기 2골. 여기에 역대 토트넘 소속 선수 중 가장 많은 리그골(98골)을 기록한 사나이로 등극했다.

하지만 이날만은 달랐다. 경기장에서, 기자회견장에서 그리고 믹스트존에서 케인이 아닌 다른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바로 '7번' 손흥민이었다.

이날 손흥민은 만점 활약을 펼쳤다. 전반 26분 팀의 4대0 대승의 물꼬를 트는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리그 홈 5경기 연속골이기도 했다. 2004년 저메인 데포 이후 14년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이어 후반 2분 해리 케인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했다. 후반에는 골대도 한 번 때렸다. 1골-1도움-1골대 강타를 기록한 손흥민은 경기최고의 선수(Man of the Match)로 선정됐다.


ⓒAFPBBNews = News1
경기 전부터 손흥민에 대한 팬들의 사랑은 대단했다. 최근 가장 경기력이 좋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홈에서 열린 리그 경기에서 4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올 시즌 10골을 기록 중이었다. 경기 시작 전 손흥민을 소개할 때 많은 관중들이 박수를 치고 함성을 질렀다. 경기 중에도 마찬가지였다. 손흥민은 전반 1분 왼쪽 라인을 치고 돌파해들어갔다.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손흥민이 볼만 잡으면 함성이 일었다. 기대 가득한 함성이었다. 결국 손흥민은 1골-1도움을 기록하며 팬들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도 손흥민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영국 현지 기자들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에게 손흥민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2골을 넣은 케인에 대해서는 2가지 정도만 질문했다. 통상적인 수준이었다. 이어 손흥민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손흥민에 대한 평가, 그리고 이제 팀 내 주축으로 검증이 됐는지 등을 물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오늘은 더욱 자신감이 넘쳤다. 환상적인 경기력이었다"고 했다. 칭찬은 이어졌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은 이제 우리 팀에게 상당히 중요한 선수다. 해리 케인처럼 매 경기 나선다. 우리에게 언제나 믿음을 준다. 우리는 소니(손흥민의 애칭)을 사랑한다. 그레이트한 선수"라고 했다.


믹스트존도 마찬가지였다. 현지 기자들은 손흥민을 기다리고 있었다. 손흥민이 모습을 드러냈다. 손흥민을 에워싸고 질문을 던졌다. 소감부터 좋은 경기력의 비결을 물었다. 케인과의 비교를 하는 질문도 있었다. 손흥민은 유창한 영어로 능수능란하게 답했다.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운이 좋은 골이었다. 크로스가 워낙 좋았다. 골대 앞에서 터치만 하면 되는 골이었다. 저 혼자가 아니라 팀원들이 잘한 덕분"이라고 했다. 이날 최고의 선수(MOM)로 선정된 것에 대해서는 "오랜만이다. 그래도 그것보다 팀이 이긴게 더 중요하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손흥민은 "지금 힘들 겨를이 없다. 너무나 재미있고 즐겁다. 항상 배고프다. 많이 배운다는 자세로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모친과 조모를 하늘로 보낸 선배 박지성에게 위로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어떻게 연락을 드려야할 지 모르겠다"며 "너무 죄송하다. 옆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내 자신이 밉고 화가 난다. 어려운 일이지만 힘내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기 후 손흥민에 대한 찬사는 계속 됐다. 'BBC'는 손흥민 득점이 터진 직후 "엄청난 골이다.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강력한 한 방을 날렸다. 세르쥬 오리에의 크로스도 좋았다. 토트넘의 슈퍼골"라고 했다. 스카이스포츠는 경기 직후 "손흥민은 가장 공격적인 선수였다"면서 평점 9점을 매겼다. 멀티골을 터트린 해리 케인(8점)보다 높다.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은 볼을 가지고 있을 때마다 득점을 향해 나아갔다. 케인, 알리 등과의 연계 플레이도 굉장히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사진캡쳐=BBC

화룡점정은 BBC의 EPL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매치오브더데이(MOTD)에서였다. 이날 있는 경기 하이라이트와 함께 전문가들의 평가가 이어졌다. 토트넘과 에버턴의 경기를 보여준 뒤였다. 양 팀 감독의 방송 인터뷰가 나왔다. 그리고 선수로는 유일하게 손흥민의 인터뷰가 방송을 탔다. 케인의 인터뷰도 편집됐다.

인터뷰 후 전문가인 이안 라이트가 입을 열었다. 라이트는 아스널의 전설적 선수이자 축구 전문가다. 그는 손흥민의 활동량에 주목했다. 왼쪽과 오른쪽 중앙, 여기에 수비까지 가담하는 모습을 편집해 설명했다. 그리고는 단 한마디로 압축해 평가했다.

"손흥민은 어디에나 있다(He is everywhere)" 손흥민에 대한 최고의 찬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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