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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바빴던 제주, 올 겨울은 조용한 이유는?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12-26 18:18



1년 전, 제주는 강원과 함께 가장 뜨거운 겨울을 보냈다.

2016년 K리그 클래식 3위에 오르며 6년만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한 제주는 과감한 투자로 초반 이적시장을 이끌었다. 강원이 이름값을 위주로 한 '폭풍영입'이었다면, 제주는 필요한 포지션에 알짜들을 더한 '알찬영입'을 단행했다. 조용형을 시작으로 진성욱 박진포 이찬동 이창근 최현태, 멘디, 마그노, 알렉스 등을 데려왔다. 더블스쿼드를 갖춘 제주는 K리그팀으로는 유일하게 ACL 16강에 올랐고, 리그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제주의 겨울은 잠잠하기만 하다.

멘디를 싱가포르로 보내고, 오랫동안 공을 들였던 브라질 출신의 공격수 찌아구를 영입한 것이 전부다. 울산이 '최대어' 박주호를 데려온데 이어 이근호 황일수 등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고, 포항은 송승민-김민혁 광주 듀오에 호주 국가대표 출신 보자니치 등을 데려왔다. 여기에 조용히 있던 '큰손' 전북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제주의 겨울이 더 조용해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정중동' 행보에는 이유가 있다. 올 겨울 제주의 콘셉트는 더하기가 아닌 지키기다. 사실 제주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리빌딩을 이어왔다. 매 겨울마다 변화의 폭이 컸다. 심지어 시즌 중에도 선수이동이 이어졌다. 치열한 순위싸움을 했던 지난 시즌에도 시즌 중 마르셀로, 황일수를 보내고 윤빛가람 류승우를 데려왔던 제주다.

올해는 변화 대신 안정을 추구하기로 했다. 스쿼드를 35명 선에 맞출 생각이다. 이미 정원이 거의 다 찼다. 제주는 주축 선수들을 지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센터백에 대한 상대 관심을 원천봉쇄하고 있다. 최근 K리그는 중앙 수비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센터백이 풍족한 제주가 타팀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제주는 러브콜에 고개를 젓고 있다.

제주가 지키기에 힘을 쏟는 이유가 있다. 제주의 스쿼드는 젊은 편이다. 이창민 이창근 이찬동 류승우 진성욱 등은 아직 20대 중반도 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 시즌 리그와 ACL을 거치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제주는 전성기를 향하고 있는 젊은 선수들과 함께 더 큰 비상을 노리고 있다.

물론 영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외국인선수는 마그노를 제외하고 물갈이를 시도할 생각이다. 몸값에 거품이 있는 국내 선수 대신 외인에 조금 더 투자할 계획이다. 신호탄은 찌아구다. 찌아구는 외인 잘 뽑기로 유명한 제주에서 야심차게 선택한 선수다. 몸값도 제법 비싼 편이다. 다른 선수들도 지난 시즌 이상의 선수들로 채울 계획이다. 윙백과 중앙 미드필더도 좋은 매물이 보이면 영입전에 뛰어들 생각이다.


휴가를 마친 조성환 감독과 선수들은 26일 제주로 복귀했다. 그간 미뤘던 재계약 협상도 본격화될 예정이다. 조 감독의 재계약과 함께 제주의 본격적인 시즌 준비가 막을 올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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