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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의 발롱도르]펩의 맨시티는 EPL 역대 최강팀인가?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12-18 17:04


ⓒAFPBBNews = News1

"맨시티는 다른 행성에 있는 팀 같다."

더비라이벌인 '맨유의 레전드' 리오 퍼디낸드 조차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의심할 여지 없이 맨시티 천하다. 자존심 강한 조제 무리뉴 맨유 감독 조차 11일 홈에서 맨시티에 1대2로 패한 후 '올 시즌 EPL 우승 경쟁이 끝났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마도, 그런듯(Probably, yes)"이라고 인정했다.

맨시티가 올 시즌 만들고 있는 기록은 경이로울 정도다. 맨시티는 16연승을 달리며 종전 아스널(2001~2012시즌)과 첼시(2016~2017시즌)가 갖고 있던 EPL 단일 시즌 최다 연승 기록(13연승)을 새로썼다. 2라운드 에버턴전에서 유일하게 비겼을 뿐, 18경기에서 17승을 챙기며 무려 52점의 승점을 쓸어담았다. 2위 맨유(승점 41)와의 격차는 11점.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욱 대단하다. 18경기에서 56골을 넣었다. 최다득점 2위 맨유(39골)보다 17골을 더 넣었다. 유럽 5대리그로 범위를 넓혀도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올 시즌 네이마르와 킬리앙 음바페를 더한 파리생제르맹이 18경기에서 55골을 기록 중이지만, 프랑스 리그1과 달리 EPL은 팀간 편차가 가장 적고, 가장 치열한 리그라는 점에서 맨시티의 득점력은 더욱 대단하다. 수비력도 준수하다. 실점은 단 12실점. 18라운드 현재, 맨시티의 골득실은 +44로, 2위 맨유(+27)와 3위 첼시(+18)를 합친 수준이다.

앞으로 써내려갈 기록도 줄줄이다. 일단 바이에른 뮌헨이 갖고 있는 유럽 5대 리그 최다 연승 기록(19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는 공교롭게도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던 2013~2014시즌 만든 기록이다. 지난 시즌 첼시가 세운 EPL 한시즌 최다승(30승), 2004~2005시즌 첼시가 기록한 EPL 한시즌 최다승점(승점 95), 2009~2010시즌 첼시가 만든 EPL 한시즌 최다골(103골)과 최다 골득실(+71) 모두 가시권에 있다.


맨시티 오타멘디가 결승골을 넣었다. ⓒAFPBBNews = News1
놀라운 것은 맨시티가 강팀, 약팀 가릴 것 없이 강력함을 과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맨시티는 1953~1954시즌 울버햄턴 이후로 크리스마스 이전에 아스널, 첼시, 리버풀, 맨유, 토트넘을 모두 제압한 최초의 팀이 됐다. 맨시티는 이 다섯 팀을 상대로도 15골을 폭발시켰다. 맨유는 버스를 세웠고, 토트넘은 공격으로 맞불을 놨지만, 모두 소용이 없었다. 특히 지난 토트넘전에서는 핵심인 다비드 실바가 개인사정으로 빠졌지만, 맨시티는 특유의 경기력을 유지했다. 맨시티의 기세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이쯤되면 나오는 빼놓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과연 올 시즌 맨시티가 역대 EPL 최강팀일까?' 이미 논쟁은 시작됐다. 아직 시즌이 절반도 진행되지 않았지만, 역대급 행보를 보이는 맨시티를 향해 '최강팀'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전문가들도 제법 있다. BBC의 코멘테이터 조나단 피어스는 "나는 맨시티처럼 플레이하는 팀을 본 적이 없다. 맨시티는 역사상 최강팀"이라고 단언했다. 반면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많다. 올 시즌 에버턴으로 이적한 '맨유 레전드' 웨인 루니는 "맨시티가 최고의 팀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며 "역대 최고는 2007~2008시즌 맨유"라고 힘주어 말했다.

EPL 역사에는 수많은 최강팀 후보가 있었다. 첫 손에 꼽히는 것이 역시 EPL 역사상 최초의 무패 우승을 이끌어낸 2003~2004시즌 아스널이다. 루니가 언급했듯이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과 리그 우승을 차지한 2008~2009시즌 맨유, EPL 역사상 최초의 트레블을 달성한 1998~1999시즌 맨유, EPL 역사상 최다 승점과 최소실점을 동시에 기록한 2004~2005시즌 첼시 등도 전문가들과 팬들이 인정하는 최강팀들이다.


맨시티 실바 ⓒAFPBBNews = News1
맨시티는 그간 잉글랜드 축구에서 볼 수 없었던 기술적인 축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까지 제시했다. 첫 시즌 실패했던 과르디올라 감독은 자신의 철학에 속도를 가미해 잉글랜드에서 통할 수 있는 축구를 만들어냈다. 올 여름 영입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했지만, 존 스톤스, 라힘 스털링 등을 업그레이드시키며 팀을 탈바꿈한 과르디올라 감독의 능력은 명불허전이다. 물론 최강팀 평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성적이다. 맨시티가 18라운드까지 보여준 경기력을 유지한채 트로피까지 들어올린다면 이들 최강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그만큼 지금까지의 행보가 인상적인 맨시티다.


어쩌면 맨시티의 도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악명 높은 박싱데이 일정도 아직 지나지 않았고, 리그 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르는 유럽챔피언스리그 일정도 남아 있다. 일단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방심은 없다. 1월 이적시장에서 약점인 측면과 중앙 수비, 그리고 최전방 공격수를 더할 예정이다. 지금만으로도 충분한데, 약점까지 메울 경우 맨시티를 막아설 수 있는 팀은 없어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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