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북녀'라는 말은 축구에서도 통용된다.
남자 축구는 한국이 북한을 압도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전까진 월드컵 본선에서의 성과는 북한(1966년·8강)이 앞선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9회 연속 본선행, 역대전적 6승8무1패의 성적 등 현재의 흐름은 압도적이다. 하지만 여자 축구는 이야기가 다르다.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랭킹에서 북한은 10위, 한국은 15위다. 경기를 치러야 포인트가 쌓이는 랭킹은 '허수'가 있다. 실질적인 전력차는 5계단 이상이라는 평가다. 11일 일본 지바에서 열린 2017년 여자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윤덕여호는 김광민 감독이 이끄는 북한을 상대로 압도당했다. 단 한 개의 유효슈팅(총 슈팅 1회)도 기록하지 못한게 현실이었다.
북한 정부에서도 여자 대표팀에 좀 더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대표팀 합류는 북한 여자 선수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합류 뒤 만족할만한 성과를 낼 시 주어지는 '체육영웅' 칭호는 명예 뿐만 아니라 부도 가져다준다. 정부 차원에서 주는 아파트 분양 등 '혜택'이 만만치 않다. 축구계 관계자는 "김 감독이 세대교체를 단행한 배경 중 하나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뒤 '선수들이 배가 불렀다'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뒤부터다"라고 전했다. 국제대회 출전 외에 별다른 '혜택'이 없는 남자 대표팀과는 차이가 크다.
이런 양팀의 온도차는 그라운드 안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이번 대회에 출전 중인 북한 남자 대표팀 선수들은 유니폼만 통일됐을 뿐 훈련복은 제각각이었다. 아무런 브랜드가 없는 훈련복부터 유명 스포츠브랜드의 상품까지 제각각이었다. '붉은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 정도만 맞춘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여자 대표팀은 자체 제작한 디자인의 통일된 훈련복을 입고 일사분란하게 훈련에 임하는 등 좀 더 체계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여자 리그도 활발하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김 감독은 남북대결에서 승리한 뒤 "특별히 대표팀 만을 위한 훈련은 하지 않는다. 국내 연맹전(리그)이나 개인 훈련을 통해 자체 능력을 올리기 위한 훈련을 열심히 했다. 10월 중국에서 열린 4개국 대회에서 팀을 다시금 점검하고, 선수 선발-훈련 목표를 제시했다. 4개국 대회서 찾은 결함에 대해 11월 22일부터 집중훈련을 했다. 짧은 시간동안 선수들이 열의를 보이며 목표를 일정하게 달성해왔다"고 말했다. 여전히 베일에 싸인 북한 축구지만 적어도 여자 대표팀과 리그는 세계적 추세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도쿄(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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