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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은 K리그의 '패셔니스타' 중 한 명이다. 말쑥한 정장 뿐만 아니라 캐쥬얼한 복장, 훈련복까지 어색함 없이 소화한다. 인천 시절엔 '인천상륙작전'을 진두지휘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 입던 군복을 멋들어지게 소화하면서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승부를 떠나 나름의 예를 갖추고 싶었다"고 김 감독은 말했다. 그는 "조 감독이 생전에 FA컵 4강 추첨을 마친 뒤 만나니 나를 보고 웃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마치 '결승에서 한판 붙어보자'는 듯 했다. 현역시절부터 서로 즐거운 추억이 많다보니 스스럼이 없는게 사실"이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FA컵 1차전에서도 같은 복장을 하고 나섰는데, 사실 아직도 믿기질 않는다"며 "경기장 한켠에 생전 모습이 담긴 걸개를 볼 때마다 가슴을 후벼파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다.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앞두고 정을 논하는 것은 사치일 뿐이다. 안타까움이 큰 만큼 스스로 최선을 다해 임하는게 승부사의 도리라는 점을 김 감독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김 감독은 "조 감독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흔들렸던게 사실이지만 결과로 평가 받는게 지도자의 숙명 아닌가"라고 물으며 "내가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면 조 감독은 분명 기뻐해줄 것으로 믿었다"고 밝혔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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