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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한-일 축구계가 자국의 '메시'들로 들떠 있던 시기가 있었다. 두 선수 모두 FC바르셀로나 유스팀 소속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다. 이승우(19·현 헬라스 베로나)의 골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한국에서는 '한국의 메시'를 기대하며 웃음꽃이 피었다. 일본도 마찬가지. 불과 10세의 나이에 스페인으로 건너간 '일본의 메시' 구보 다케후사(16·현 FC도쿄)는 일본 축구계의 미래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만 18세 이하 선수 해외 이적 규정 위반'을 들어 바르셀로나에 철퇴를 내린 2015년 3월 이전까지의 풍경이다.
하지만 구보는 너무 어렸다. 스페인 영주권을 취득해도 징계 발효로 팀 등록이 불가능했다. 만 18세가 되는 2019년 6월까지 버티기도 사실상 힘들었다. 바르셀로나가 돕고 싶어도 탈출구가 없는 셈이었다. 스페인 일간지 문도데포르티보는 '구보는 뛸 수 없는 상황을 참지 못했다. 그의 부모는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했으나 결국 탈퇴를 결심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승우는 '도전자'다. 바르셀로나에서의 데뷔를 원했지만 운명의 여신이 시샘했다. 스페인과 다른 이탈리아 세리에A, '약체'로 평가받는 헬라스의 상황 모두 이승우에게는 새로운 풍경이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이라는 방패는 더 이상 없다. 하루 하루가 생존이 걸린 벼랑 끝 싸움이다.
안마 다카요시 도쿄 감독은 구보의 데뷔전 뒤 "상황 판단이나 드리블, 적극성도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주변과의 관계가 좋아져야 할 것이다. 동료들의 신뢰가 더해지고 자신이 원하는 타이밍에 맞게 볼을 받을 수 있는 적극성도 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개인 기량은 동급 선수들에 비해 좋은 편이지만 약점으로 지적된 피지컬이나 조직력에서는 여전히 '어린 선수'라는 딱지를 떼지 못했다는 시선이 엿보인다.
그라운드는 변화무쌍하다. 출발점이 달랐다고 해서 최종 목적지 까지 다르리란 보장은 없다. '프로'라는 길 위에서 다시 만난 한-일 메시들의 활약상이 주목되는 이유다.
스포츠2팀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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