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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을 돌아보면 'VAR(비디오판독시스템)' 도입 전과 후로 극명하게 갈린다. 도입 전, K리그 팬들의 심판 판정 불신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높아졌다. TV 중계 화면을 통해 오심 장면이 생생하게 드러나자 분을 참지 못했다. 일부 구단에선 단장까지 기자회견을 자청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지경까지 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경기 콘텐츠의 신뢰 회복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눈에 보이는 오심을 바로 잡기 위해 준비하고 있던 'VAR' 도입을 앞당겼다. 프로연맹은 FIFA의 협조를 얻어 지난 7월 1일, 18라운드부터 VAR을 전격 가동했다.
VAR 도입 이후 드러난 수치가 그 효과를 말해준다. 프로연맹에 따르면 VAR 적용 회수는 총 64회였고, 그중 판정이 바뀐 경우가 43회(판정 유지 21회)였다. 달리 말해 오심 43개를 바로 잡은 셈이다. 만약 VAR이 없었다면 43차례 오심을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총 43회 판정 변경을 따져보면 득점 인정 4건, 득점 취소 7건, PK 선언 8건, PK 취소 8건, 퇴장 선언 15건, 퇴장 취소 1건이다. 이 경우에서 보듯 VAR은 경기 결과에 매우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득점 PK 퇴장 등에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43회 판정이 정정되면서 팀들의 승무패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VAR 도입을 추진했던 프로연맹의 결단은 결과적으로 맞았다.
하지만 축구도 시대가 변했다. 집행부가 바뀐 FIFA도 축구팬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하지 못했다. 전 세계 축구팬들은 생생하게 TV로 중계되는 오심 장면에 경악했고, FIFA도 계속 묵살하기는 어려웠다. 올해 한국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에서 VAR을 적용했고, 호평을 받았다. FIFA는 VAR을 계속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프로연맹은 2018년 VAR을 클래식(1부)만 아니고 챌린지(2부)에도 확대 도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챌린지 구단들도 VAR 적용을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VAR이 챌린지에까지 확대 적용될 경우 K리그는 오심을 획기적으로 줄이게 될 것이다. 내년엔 K리그 경기를 더 믿고 봐도 좋을 것 같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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