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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없이 빛나는 건 없습니다."
"그림자 없이 빛나는 건 없습니다." 오반석은 이런 사람이다. 팀을 빛내기 위해선 자기 자신을 언제든 내려놓을 수 있는, 또 그 상황을 기꺼이 감내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다. 오반석의 삶은 헌신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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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도 놀랐다. "정말 그렇게 기록이 좋았나?" 슬쩍 미소 지은 오반석은 "수비수는 활약을 가늠하는 척도가 거의 없기 때문에 무실점 경기에 대한 욕심이 크다.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면 정말 기분이 좋다. 최소한 팀이 지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했다.
말수 적은 오반석의 말이 빨라진다. 수비 이야기를 꺼내서 그렇다. 역시 천생 수비수다. 성격도 그렇다. 언제나 신중하고 진지하다. 오반석의 사전에 '돌발 행위'란 없다. 심지어 오락게임을 할 때도 그는 수비수를 택한다. "태생적으로 성격 자체가 수비수 같다. 다른 걸 해도 수비적인 것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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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도 오반석은 뒤에 서겠다고 한다. 그는 "나는 딱 수비 체질이다. 타고난 기질 자체가 그런 것 같다. 고민의 여지가 없다. 난 다시 태어나더라도 수비수로 뛸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수비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 이번 시즌도 그랬다. 오른발잡이지만 직접 요청해서 스리백 왼쪽 축에 섰다. 오반석은 "나도 팀도 강점을 키우기 위해 일부러 왼쪽을 원했다. 제주가 패스를 많이 돌리는 스타일이기에 왼발까지 쓰면 더 좋다는 생각을 했다"며 "훈련 때마다 의식적으로 왼발을 쓰려고 노력했다. 지금은 많이 적응됐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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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제주에 몸 담은 지도 벌써 6년이 됐다. 2012년 제주에 입단한 이후 줄곧 제주에서 뛰었다. 그 시간 동안 팀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바람이 많은 국토 최남단의 섬, 제주. 그 척박함 때문일까. 제주는 팀의 주축급 선수들을 오래 붙잡아 둔 적이 없었다. 아니, 그럴 수 없었다고 하는 게 더 맞을 것이다. 숱한 선수들이 제주에서 '주목'받은 뒤 육지로 또 해외로 떠났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게 딱 하나 있다. 바로 오반석이다. 말 없이 묵묵히 6년이란 시간 동안 제일 뒤에 서있었다. 가장 아래 있는 팀 제주에서도 가장 뒤에 있는 선수, 오반석. 그는 희생과 헌신으로 제주를 지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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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KBL 450%+NBA 320%+배구290%, 마토토 필살픽 적중 신화는 계속된다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