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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중 코치 보면 김봉길호의 길이 보인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11-14 20:56


김봉길 감독 스포츠조선

"아시안게임에 내 전부를 걸었습니다."

김봉길 23세 이하(U-23) 감독이 최근 주변 사람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단단한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서다. 꿈만 꿨지, 기대하지 않았던 국가대표 감독직에 오른 김 감독은 그간 쌓아온 지도자 경험의 전부를 토해낼 생각이다. 동시에 숨은 뜻도 있다. 주위의 말들을 차단하려는 목적에서다. U-23 감독직에 오른 후 여기저기에서 '청탁'과 '추천' 사이의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귀는 열어놓고 있지만, 김 감독은 그때마다 "난 여기에 전부를 걸었다"는 말로 답을 대신하고 있다.

김 감독은 부임 후 몇가지 원칙을 세웠다. 그중 제1 원칙이 '실력'이다. 신성환 공오균 조준호 코치와 함께 김봉길호에 이름을 올린 '샤프' 김은중 코치의 선임은 김 감독의 원칙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실 김 코치는 김 감독과 전혀 인연이 없다. 같은 소속팀에서 뛴 적도 없고, 학연, 지연은 더더욱 없다. K리그에서 오가며 인사 정도만 했을 뿐이다. U-23 감독에 선임된 김 감독은 코치진 구성을 위해 골머리를 앓았다. 마음으로는 그동안 인연이 있던 코치들을 뽑고 싶었다. 그럴수록 냉정해졌다. 그러다 찾은 것이 김 코치였다.

K리그의 레전드였던 김 코치는 지도자 변신 후 벨기에 투비즈에서 감독대행까지 하는 등 유럽 사정에 밝다.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승우(베로나) 백승호(지로나) 이진현(오스트리아 빈) 등 주력 선수들이 유럽에서 뛰고 있는만큼 이들에 대한 상태 파악은 김봉길호의 중요 체크포인트 중 하나다. 김 코치가 제격이었다. 여기에 김 코치는 아시안게임도 1998년, 2002년 두차례나 경험했다. 김 감독은 주변인들에게 김 코치에 대한 평판을 물었다. 모두 엄지를 치켜올렸다. 그제서야 김 감독은 김코치에게 "함께 하자"는 전화를 걸었다.

코칭스태프를 확정지은 김 감독은 선수단 구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나이도, 명성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 프로는 물론 아마까지 총망라한 리스트를 만든 김 감독은 K리그, 대학리그, 전국체전, U리그 왕중왕전에 이어 R리그까지 23세 이하 선수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고 있다. 코칭스태프와 나눠서 경기를 볼 때도 있지만, 항상 마지막 체크는 김 감독의 몫이다.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직성이 풀린다. 김 감독은 발품을 팔며,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능성을 있는 흙 속 진주들을 발굴했다. 인천 시절에도 한교원(전북) 진성욱(제주) 같은 숨겨진 보석을 찾았던 빼어난 안목의 김 감독인만큼 기대가 된다.

김봉길호는 12월1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첫번째 출항을 한다. 당초 K리그 챌린지와 대학 선수 위주로 테스트할 예정이었지만, 시간이 없는 만큼 K리그 클래식 선수들까지 총망라한다. 규모는 35~37명이다. 이승호와 백승호도 불러 직접 보고 싶었지만, 소속팀 문제로 포기했다. 백승호의 경우 12월17일 이후 차출이 가능했지만, 적응 문제 등도 있어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김 감독은 내년 초 유럽으로 건너가 이들의 플레이를 직접 지켜볼 계획이다. 김 감독은 12월 중순 23~25명으로 추려 서귀포에서 내년 1월 중국 쿤밍에서 열리는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을 대비한 훈련을 할 예정이다. 물론 선발 기준은 김은중 코치 선임 때처럼 오직 '실력' 뿐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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