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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의 멀티 플레이어 이슬찬(24)은 '투지의 대명사'다. 남다른 투지만큼 승부욕도 엄청나다. 지는 걸 무척 싫어한다. 그런데 지난 8월부터 곤두박질 치고 있는 팀 성적에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FC서울전부터 지난 8일 대구전에 이어 지난 15일 광주전까지 세 경기 연속 패한 뒤 라커룸에서 눈물을 흘렸다. 반드시 이겨야 했던 승부에서 패한 것에 대해 강한 책임감 때문이었다.
성적 부진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러나 결정적인 두 가지만 꼽자면 헐거운 스쿼드와 빈약한 수비력이다. 전남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최소 인원으로 버텨왔다. 세 명의 골키퍼를 제외하면 필드 플레이어는 24명에 불과하다. 한데 4~5명의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가용자원은 엔트리를 겨우 짤 수 있는 수준이었다. 노상래 감독이 원하는 선수들로 베스트 11을 구성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는 것이 시즌 초부터 전남이 처한 현실이었다. 노 감독은 "그 부분은 핑계를 대는 것 같아 언급하고 싶지 않다. 다만 올 시즌이 그 어느 때보다 가장 힘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무엇보다 구멍 난 수비진 운영에 애를 먹었다. 나름대로 34경기에서 50골을 넣은 공격력은 밀리지 않았지만 최다 실점(63골)을 줄이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이었다. 최근 2경기에서 8골을 허용했다. 대구전에선 주축 수비수 토미가 전반 종료 직전 퇴장당하자 와르르 무너졌다. 후반에만 4골을 내줬다. 광주전에선 2-2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20분 토미 대신 출전한 양준아의 뼈아픈 백 패스 실수로 페널티킥을 내준 뒤 주도권을 완전히 광주에 빼앗겼다.
포기는 아직 이르다. 아직 4경기나 남아있다. 승점 3점만 따내도 그룹 B에선 잔류 가능성이 한껏 높아진다. 강한 정신력이 동반돼야 한다. 매 경기 그라운드에 쓰러질 정도로 100% 체력을 다 쏟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젠 일주일마다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다음 경기 전까지 충분히 체력을 끌어올릴 시간적 여유가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