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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솟아레나(스위스 빌비엔)=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스위스 빌비엔에 있는 한국인들은 그 누구도 웃지 못했다. 대표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팀스태프는 물론이고 멀리서 찾아온 팬들까지도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궜다.
경기 전 지하에 있는 주차장에는 모로코의 음악이 울려퍼졌다. 모로코 팬들의 차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경기 전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경기장 앞 입장권 판매대에도 대부분이 모로코인들이었다. 이들은 경기 시작 1시간여전부터 입장해 북을 두드리고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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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후반 21분 손흥민의 골로 겨우 체면을 세웠다. 다만 개운하지 않은 씁쓸한 골이었다. 후반 교체로 들어간 타구나우티 골키퍼가 킥을 잘못 찼다. 구자철이 이를 끊었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 타구나우티 골키퍼는 구자철을 막으려다 팔로 그를 넘어뜨렸다. 반칙이었다.
손흥민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경기장 내 한국인들은 그리 기뻐하지 않았다. 한 골을 따라붙었다는 기쁨은 없었다. 상대 실수 없이는 골을 넣기가 힘들다는 현실만 다시 한 번 느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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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모로코 팬들은 완승에 기뻐한 나머지 경기장으로 뛰어들었다. 자신의 선수들을 얼싸안고 기뻐했다. 한국 선수들에게도 다가갔다. 고개를 떨구고 나오는 손흥민에게 다가가 셀카를 요구하기도 했다. 내키지 않아하는 손흥민의 어깨를 감싸고 '강제 셀카'를 찍었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다가가 등을 두드리는 등 무례한 행동들이 이어갔다. 티솟아레나 관계자들은 흥분한 모로코 팬들을 막을 수가 없었다. 그저 선수단과 관계자들이 들어오는 입구를 겨우 지키고 서 있었을 뿐이었다. 그 사이로 대표팀 선수들과 스태프들은 쫓기듯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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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의 주장 기성용은 반전을 다짐했다. 기성용은 "내가 봐도 여러가지 경기력적 등 여러 부분들이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선수들이 인정하고 발전해야겠다는 강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선수들이 책임을 지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남아있는 평가전이나 이런 경기들에서 자꾸 실점을 한다거나 하면 좋지 않다. 빨리 팀적으로 잘 추스려서 선수들이 승리를 해야 자신감이 올라온다. 어떻게해서든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승리를 자신감 회복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했다.
모로코전을 마친 선수들은 소속팀으로 돌아간다. 기성용 이청용 손흥민 등 유럽파 선수들은 경기 후 바로 돌아갔다. 나머지 선수들 중에서도 정우영과 김기희만 한국을 들렸다가 소속팀으로 간다. 나머지 선수들 역시 스위스에서 바로 소속팀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