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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골에도 답답한 공격력, 결국 손흥민이 터져야 한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10-09 21:19



세경기만에 터진 득점포. 하지만 여전히 뒷맛이 개운치 않다.

신태용 감독은 이란,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2연전에서 무득점에 그치며 많은 비판을 받았다. 본선 진출이란 결과를 위해 자신의 축구를 잠시 미뤄뒀던 신 감독 입장에서 이같은 비난은 분명 억울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러시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는 '공격'을 강조했다. 비록 K리거와 전문 윙백들이 제외된 반쪽짜리 명단이었지만, 신 감독은 "러시아전에서는 공격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월드컵 진출 후 첫발을 뗀 러시아전. 절망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 수비는 차치하고, 공격만 떼어놓고 본다면 긍정적인 요소가 있었다. 두 골을 터뜨린데다, 내용적으로도 좋은 장면이 많았다. 일단 신 감독 특유의 '돌려치기'가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A대표팀에 어느 정도 이식된 모습이었다. 빠른 템포의 패스 플레이가 여러차례 나왔다. 스리톱이 자리에 구애받지 않고 움직이는 '무한 스위칭'도 호평을 받을만 했다. 황의조(감바 오사카) 대신 돌파와 마무리가 좋은 황희찬(잘츠부르크)이 부상에서 돌아온다면 더 위력적으로 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크게 남은 이유는 역시 '손샤인' 손흥민(토트넘)의 침묵이었다. 손흥민은 러시아전에서도 골을 넣지 못했다. 대표팀에서 벌써 8게임 째 골이 없다. '주포'의 기록으로는 암담한 수준이다. A대표팀이 계속해서 골 가뭄에 시달렸던 이유기도 하다. 신 감독도 '손흥민 살리기'에 나섰다. 신 감독은 "토트넘에서 하듯 1골 넣으면 영웅이 될텐데 아쉽다. 소속팀 경기력과 대표팀 경기력은 구성원이 달라 차이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대표팀서 손흥민이 더 잘 할 수 있도록 신태용식 축구에 맞출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러시아전에서는 몇가지 긍정적인 시도가 있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움직임이었다. 황의조 권창훈(디종) 등 스리톱과 무한 스위칭을 하는 가운데서도 중심은 손흥민이었다. 권창훈이 비교적 오른쪽에서, 황의조가 왼쪽에서 가운데로 움직이는 횟수가 많았던 반면, 손흥민은 확실한 프리롤로 자유롭게 움직였다. 슈틸리케 체제 하에서는 왼쪽에 고정되며 고립됐던 손흥민은 확실히 공격 시 더 많은 관여를 할 수 있었다. 손흥민은 '돌려치기' 장면마다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속도를 붙여서 하는 플레이 보다는 볼을 잡고 하는 플레이가 더 많았다. 세밀함 보다는 스피드에 능한 손흥민은 공간이 있을 때 더 위력을 발휘하는 타입이다. 러시아전에서는 전반 32분 권창훈의 스루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을 때렸던 장면이 유일하게 '손흥민 다운' 플레이였다. 손흥민을 더 많이 활용한 것은 좋았지만, 아직 100%를 끌어내지 못했다. 손흥민 입장에서도 가장 잘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지 못하다 보니 당연히 골로 연결되는 확률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

결국 손흥민이 터져야 산다. 그래야 결정력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답답한 공격력도 해소할 수 있다. 누가 뭐래도 신태용호의 가장 위협적인 무기는 손흥민이다. 신 감독이 손흥민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11월과 내년 3월 A매치 뿐이다. 이번 모로코전에서 어느 정도 활용에 대한 힌트를 찾아야 한다. 모로코전의 숨겨진 포인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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