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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 4주년'외질의 편지 "레전드여, 비판 거두고 응원해달라"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7-09-03 10:22



"아스널 레전드여, 비판은 그만하고 응원해달라."

'아스널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이 3일(한국시각) 아스널에서 4년차를 맞는 기념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외질의 독일은 2일 새벽 3시 45분(한국시각) 체코의 에덴아레나에서 열린 체코와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 C조 7차전에서 베르너, 훔멜스의 연속골에 힘입어 2대1로 승리했다. 유럽예선 7연승을 달리며 조 선두를 질주했다. 독일대표팀의 체코전 승리후 외질은 지난 4년간 아스널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모아 사진을 올린 후 팬들과 아스널 레전드들을 향한 장문의 편지를 남겼다.

올시즌 초반 3경기에서 아스널의 스토크시티에 0대1, 리버풀에 0대4로 2연패하는 등 극도의 부진에 시달리면서 '에이스' 외질을 향한 날선 비난이 쏟아졌다. 티에리 앙리 등 아스널 레전드들은 물론 이안 라이트, 마틴 키언 등도 위기의 아스널을 향해 쓴소리를 퍼부었다.


쏟아지는 비판 속에 침묵했던 외질이 독일대표팀에서 장문의 글을 통해 자신의 뜻을 전했다. '오늘은 2017년 9월 2일이다. 나는 현재 독일국가대표팀에 와 있다. 어제 우리는 체코에 2대1로 승리하며 월드컵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딛었다. 지난 며칠동안 우리 대표팀 동료들은 내게 아스널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에 대해 물었다. 미디어, 전직 아스널 선수들이 날마다 미디어를 통해 쏟아내고 있는 비난 기사를 읽었다고 했다. 동료들은 최근 몇년, 아니 수십년을 통틀어 최악의 팀이라고 말했다'며 독일 대표팀 동료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자신의 아스널 4주년을 자축했다. '지금 이 글을 나와 가까운 이들과 함께 쓰고 있다. 올시즌 아직 승리하지 못했고,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지만 나는 아스널과 함께 나의 기념일을 축하하고 싶다. 4년전 나는 레알마드리드에서 아스널로 극적으로 이적했다'고 썼다. 4년전 아스널 유니폼을 입을 당시 아르센 벵거 감독이 자신을 어떻게 설득했는지도 다시 떠올렸다. '벵거 감독이 나를 설득시켰다. 벵거 감독은 이 클럽의 위대한 역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베르캄프, 비에이라, 피레스 등 현존 레전드들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었다. 벵거 감독은 감독으로서 어떻게 선수인 나의 성장을 도와줄 것인지 이야기했고 이것은 선수들이 가장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였다. 큰 동기부여가 됐다.'

지난 4년간 프리미어리그 적응기도 소상하게 써내렸다. '처음 프리미어리그에 와서 치열하게 싸워야했지만 나는 그 도전을 받아들였다. 처음에는 왼쪽 윙어로 시작했다. 솔직히 나는 그 포지션의 엄청난 추종자는 아니었다. 나는 '넘버10' 포지션이 더 나았다. 중앙에서 뛸 때 경기를 조율할 수 있고 찬스를 창출할 수 있었다. 프리미어리그는 라리가나 분데스리가보다 피지컬적으로 더 많은 것을 요구했다. 1대1 무승부 경기는 치열했고, 작은 팀들도 쉽게 물리치기 힘들 정도로 강했다. 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에는 겨울 휴식기가 없었다. 시즌은 엄청 길었고 쉽게 지쳤다. 특히 유럽에서 뛰고, 국가대표팀을 오가는 레벨이라면 더욱 그랬다.'

아스널 4년의 성과도 꼼꼼히 정리했다. '지난 4년간 우리는 함께 많은 것을 이뤄냈다. 13번의 FA컵 우승 중 3번을 지난 4년간 이뤄냈다. 3개의 커뮤니티 실드 우승컵도 있었다. 4년간 6번의 우승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말 리그 우승 경쟁에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은 나와 내 동료들이 가장 실망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우리는 올해 이부분을 꼭 바꿔놓고 싶다.'


글의 말미에 외질은 아스널 출신 레전드와 전직 선수들을 향해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런던에 있는 시간동안 많은 비판을 받아들여야 했다. '너무 비싸다' '너무 욕심이 많다' '나쁜 보디랭귀지' '투쟁심이 부족하다' 등등 사람들은 나에 대해 줄곧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 코멘트 중 일부는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이고, 일부는 이 클럽에서 성공하거나 성공하지 못한 전직 선수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비판은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받아들여야할 숙명이지만 그럼에도 나는 레전드는 레전드답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직 아스널 선수들에게 이렇게 조언하고 싶다. 비판은 그만하고, 응원해달라."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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