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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기부왕' 이근호 "나눔이 문화가 되길"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7-08-28 09:46



꿀맛 같은 휴식을 반납하고 200㎞가 넘는 거리를 달려왔다. 티셔츠 한 장만 갈아 입었을 뿐 대표팀 훈련복을 그대로 입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엔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이근호(강원)는 27일 강원도 강릉의 강남축구공원에서 '제2회 이근호 자선축구대회'를 개최했다. A대표팀에 소집되어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을 준비 중인 그는 이날 신태용 감독이 부여한 휴식을 이용해 자선대회를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수 년 전부터 '축구로 받은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하겠다'며 기부를 이어온 이근호는 이날 당일치기 일정 임에도 선수,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나눔을 실천했다.

이근호는 이날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이 부여한 외출 시간을 이용해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강릉까지 달려왔다. 자신이 개최한 자선축구대회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었다. 1시간의 짧은 만남 뒤 곧바로 파주로 복귀하는 일정이었지만 그의 얼굴엔 행복한 웃음만이 가득했다.


-단 하루의 대표팀 외출인데 먼 거리를 달려왔다. 힘들지 않나.

(강릉까지) 오는 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 주변에선 '큰 경기를 앞두고 너무 멀리 오가는 것 아니냐'며 컨디션 우려를 하더라. 하지만 와보니 역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편안해야 몸도 편하지 않겠나(웃음).

-대회 준비는 어땠나.

쉽진 않다(웃음). 대회를 직접 해보니 크고 작은 시행착오가 많더라. 올해는 주변에서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지난해엔 수도권인 남양주였는데 올해는 강릉이다보니 각 팀별로 비용, 숙박 등의 문제가 생겼다. 취지에 동감해 먼 길을 달려오신 분들께 정말 고마운 마음 뿐이다.

-동료들의 도움도 컸던 것 같다.


축구 선, 후배, 동료들도 정말 많이 도와줬다. 대회 개최를 미리 알고 경매에 보태라며 직접 물품을 보내주는 선수들도 있었다.

-현역 대표 선수의 나눔과 기부라는 대회 취지가 학부모들에게 큰 점수를 받았다던데.

그런 부분에 대해 공감해주시고 좋게 봐주시니 고마운 마음이 들고 책임감도 그만큼 커진다.


-기부 뿐만 아니라 자선축구대회까지 열기가 쉽지 않을 듯 한데.

축구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기부와 나눔은 내가 할 수 있는 여건이 될 때 되도록 많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왔다. 현역 생활을 하면 주변을 접할 기회도 그만큼 많다. 기부와 나눔은 주변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바람을 위한 것이다. 동료나 선후배들이 많이 도와줄 때 많이 해야하지 않겠나(웃음).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의 반응은.

소집 기간 중에 대회가 열려서 (직접 참여하지 못할 수도 있는데) 어쩌냐고 하시더라(웃음). 큰 말씀은 없으셨다.

-이제 이란전까지 며칠 남지 않았다.

그렇다. 팀 분위기가 점점 올라서고 있고 선수 개개인이 (이란전을) 잘 준비해 나아가고 있다. 다들 의욕에 충만하다. 세세한 부분까지 짚어가면서 서로 강조하고 있다. 오직 승리 만을 생각하고 있다. 오늘 좋은 기운을 받아가는 만큼 승리로 보답하고 싶다.

-주변에서 '꼭 이겼으면 좋겠다'는 말들을 많이 하시는데.

이란전에서는 승리 외에 다른 부분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고 있다. 주변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잘 준비하고 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지만 동료들과 발을 잘 맞춰 국민들이 기대하시는 결과를 내고 싶다.

-자선축구대회에 대한 바람이 있다면.

나 뿐만이 아니라 기부-나눔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확산됐으면 한다. 아직 내가 정식 유소년 대회까지 주최할만한 힘은 없다. 자선축구대회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모든 축구인들이 자연스럽게 동참할 수 있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강릉=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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