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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리그 명문 이천대교여자축구단이 해체된다.
대교스포츠단은 16일 여자축구연맹에 이같은 방침을 전달한 뒤 해체 수순에 들어가기로 했다. 대교 측은 소속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을 구제하기 위해 연맹에 팀을 인수할 기업을 찾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이천대교는 2002년 대교캥거루스로 창단한 이후 15년의 역사로 사라지게 됐다. 이천대교는 2009년 WK리그 출범 원년 통합 우승을 포함, 3차례 정상에 올랐고 2014∼2016년 3년 연속 준우승을 했다. 전국체전과 전국여자축구선수권서는 단골 우승팀으로 군림했던 여자축구 명문이었다.
대교그룹은 2014년 여자배드민턴 대교눈높이를 인천공항공사에 양도한 데 이어 여자축구단서도 손떼기로 함으로써 보유했던 단체 실업팀를 모두 정리하게 된다. 스포츠와의 인연을 완전히 끊는 것은 아니다. 대교스포츠단 관계자는 "대신 비인기 종목의 어린 꿈나무를 중점적으로 발굴해 후원·양성하는 사업에 전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교는 현재 여자육상 최희진, 남자수영 이호준, 여자체조 여서정 등 체육영재 꿈나무를 후원하고 있는데 동계종목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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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스포츠단은 최근 여자축구단과 배드민턴팀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아왔다. 이에 대교측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 떳떳하게 조사받고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 과정에서 대교는 사회적 환원 차원에서 여자팀을 운영하는 등 스포츠계와 인연을 맺었던 게 도리어 '화살'이 돼 돌아오자 의욕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가대표 배출의 산실이었던 한양여대도 최근 해체를 결정한 데 이어 명문 이천대교마저 사라지게 되자 한국여자축구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