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의 내년 시즌 홈경기 개최에 강원도 내 지자체들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강릉시는 지난달 19일 강원 구단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뒤 홈 경기 개최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강원FC 측이 내년 시즌 강릉종합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의사를 전달한 것에 대한 답이다.
강릉종합운동장은 지난 2009년 강원FC 창단시부터 홈구장으로 쓰였다. 하지만 동계올림픽 기간을 전후해 '보안시설'로 묶였다. 때문에 경기장 활용은 동계올림픽이 끝나는 내년 3월부터 가능하다. 이에 강원FC는 마케팅 등의 목적으로 스키점프 경기가 열리는 평창알펜시아스타디움을 올 시즌 홈구장으로 사용 중이다. 그러나 알펜시아스타디움도 오는 10월부터 보안시설로 지정돼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현재 참가 중인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잔여일정 소화에 비상이 걸렸다. 강원FC는 10월부터 시작될 스플릿 라운드 5경기와 내년 시즌 홈 경기 개최권을 묶어 기존 홈구장인 강릉 뿐만 아니라 순회경기를 펼쳐온 춘천, 원주와 협상을 벌여왔다.
논란의 핵심은 돈이다. 강원FC는 홈 경기 개최시 발생하는 시설 운영, 유무형의 홍보 효과 등을 들어 홈 경기 개최에 걸맞는 지원을 받겠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강릉시 측은 부정적 입장이다. 창단 뒤 시 조례 개정을 통해 강릉종합운동장을 무상 임대했고 클럽하우스인 '오렌지하우스' 운영비용 1억원 가량도 지원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춘천과 원주도 홈경기 개최에는 찬성하지만 시설 지원 외 별도의 금전 지원에 있어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각에선 강릉시가 내셔널리그에 참가 중인 강릉시청에는 상당한 금액을 지원하고 있음에도 강원FC 지원엔 소극적인 부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시 측은 직접 운영에 관여하는 강릉시청 구단과 도민주주들이 세운 강원FC에 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넌센스라는 반응이다.
강원FC는 스플릿 홈경기 개최 계획을 늦어도 9월 중순까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제출해야 한다. 강릉시와 협의가 어려워지면 춘천이나 원주 외에도 제3의 도시에서 경기를 개최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강릉, 춘천, 원주와 마찬가지로 경기장 임대 외의 지원은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설 자체도 문제다. 천연잔디 그라운드, 야간 조명탑 시설 등 프로연맹 홈 경기 개최 규정을 충족할 만한 경기장은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정선종합경기장 정도가 꼽힌다. 그러나 두 곳 모두 클럽하우스 소재지인 강릉과의 거리가 먼데다 관중 접근성도 떨어져 '홈 어드밴티지'를 누리기 어렵다. 조명시설이 없는 경기장을 택할 경우 홈 경기 시간 조정 등 상대팀과의 협의도 필요하다.
축구계 관계자는 "시즌 중에 홈 경기 개최가 어려워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게 흔한 경우는 아니다"라면서 "팬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라도 강원FC가 빠르게 결론을 내려야 할 것 같다"고 짚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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