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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선수들이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너무 쉽게 경고를 받고, 퇴장을 받는 것 같아 아쉽다. 의욕은 좋지만 퇴장 당하면 남은 선수들이 힘든 경기를 하게 된다. 감독 역시 선수 운용이 복잡해진다. 경기가 한쪽으로 기울면 냉정하게 보기가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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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레드카드가 유난히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날씨탓이다. 동남아를 방불케하는 고온다습하고 무더운 날씨속에 그라운드 불쾌지수가 폭등한다. 주중경기 강행군이 이어지면서 체력적인 부담도 크다. 숨이 턱턱 막혀오는 '한증막' 그라운드에서 온몸에 땀이 비오듯 흘러내리는데 90분 내내 찰거머리같은 수비까지 달라붙으니 짜증이 안날 수 없다. 쉽게 지치다보니 제대로 볼 컨트롤이 안되면서 무리한 플레이도 나온다. 강력한 보디체크에 한순간 평정심을 잃고 울컥, 버럭하기도 하고, 팔꿈치를 과도하게 쓰고, 남몰래 슬쩍 밟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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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인천-대구전(0대0무) 김동석의 경우 원심 없이 VAR의 개입에 의해 퇴장이 선언됐다. 12일 대구-울산전(1대3패) 최규백의 경우 당초 옐로카드가 VAR 리뷰에 따라 레드카드로 카드색이 바뀌었다. 16일 인천-강원전(1대1무) 강지용의 퇴장 상황도 VAR에 의거, 옐로카드가 레드카드로 바뀌었다. 전남은 2라운드 연속 VAR에 의한 퇴장선수가 나왔다. 19일 수원-전남전(4대1승)에서 주심의 원심은 파울과 어드밴티지였지만 VAR 리뷰 후 퇴장으로 번복됐다. 22일 광주-전남전(1대2패)에서는 센터백 토미가 완델손에게 가한 백태클 직후 경기가 재개됐지만 VAR 리뷰 후 퇴장 판정이 났다. 노상래 전남 감독이 "너무 가혹하지 않느냐"고 항변했지만 심판진, 관중이 실시간 공유하는 VAR에 대한 신뢰도는 절대적이다.
7월 레드카드 급증에 대해 그라운드 선수들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VAR 이후 퇴장 판정이 늘어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한순간의 실수로 인한 퇴장은 팀에 큰 부담을 준다. 요즘같은 무더위, 살인일정 속에서는 더욱 그렇다. 불필요한 플레이는 동업자 정신을 해치고, 팬들을 실망시킨다. 당일 경기 승패는 물론 다음 경기 선수 운용까지 영향을 미친다. 물리적 충돌을 피하는 영리한 플레이, 상대를 존중하는 페어플레이, 스스로를 관리하는 마인드 컨트롤 등 프로선수의 기본을 재확인할 시간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