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껍질 깬 문창진, 그 뒤엔 '형님들의 가르침' 있었다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7-07-16 20:45


K리그 클래식 강원FC과 인천의 경기가 16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렸다. 전반 페널티킥으로 선취골을 성공시 강원FC 문창진(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7.16.

K리그 클래식 강원FC와 인천의 경기가 16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렸다. 전반 페널티킥으로 선취골을 성공시 강원FC 문창진이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7.16.

"내가 아니라 형들이 잘 가르치는 것 같던데요?"

최윤겸 강원 감독의 목소리가 밝아졌다. 떠오르는 에이스 문창진(24)의 이야기가 나오면서부터다.

문창진의 상승세가 무섭다. 날고 긴다는 베테랑들이 모인 강원. 그 속에서도 24세 어린 미드필더 문창진의 존재감이 강렬하다.

섬세한 외발의 소유자. 1m70-63kg의 작은 체구지만 공을 빼앗기지 않는 수준급 드리블러. 문창진은 많은 장점을 지녔다.

'될 성 부른 떡잎'이었다. 포항제철중-포철공고를 거친 그는 '포항의 내일'이었다.

2012년 포항의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해도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출전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2014년엔 24경기에 나섰고, 2016년엔 23경기에 출전했다.

2% 아쉬웠던 문창진은 2017년 강원으로 둥지를 옮겼다. 반응은 냉랭했다. "강원에 온다고 큰 변화가 있을까?" 3~4월까지만 해도 '문창진의 온도'는 미지근했다.

5월이 되면서 문창진이 떠올랐다. 5월 13일 대구전에서 1골을 터뜨리며 '골 신고식'을 올렸다. 그러더니 이후 치러진 광주-대구-상주전에서 연달아 골망을 갈랐다.


골 뿐만이 아니다. 경기력도 올라왔다. 자신감이 붙었다. 어렸을 적 많은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했던 그 문창진의 모습이었다.

문창진은 1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에 선발로 나서 골 맛을 봤다. 전반 19분이었다. 문창진은 김경중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왼발로 침착히 차 넣었다. 비록 승리는 챙기지 못했다. 1대1 무승부에 그쳤다. 하지만 문창진의 성장세를 느낄 수 있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문창진은 종횡무진 활약을 펼쳤다. 측면과 중앙, 최전방을 오가며 볼 배급을 했다. 틈이 보이면 예리한 스루패스로 인천을 위협했다.

껍질을 깬 문창진, 그 뒤엔 '형님들의 가르침'이 있었다. 강원엔 정조국 이근호 황진성 김승용 오범석 오승범 등 다수의 베테랑들이 있다. 최 감독은 "내가 따로 뭐 한 건 없다. 보니까 형들이 문창진을 잘 가르치는 것 같더라"라며 "과거 포항에 있을 때도 좋은 선수들과 함께 했겠지만 문창진을 잘 잡아줄 선수들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강원엔 기량과 경험을 갖춘 형들이 있어 많이 보고 배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창진은 수시로 형님들의 뒤를 따르며 착실히 성장하고 있었다. 최 감독은 "볼 때마다 형들과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커피 타임도 자주 갖는 것 같고 식사도 자주 함께 하면서 대화를 자주 나누는 것 같다. 팀 분위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인천=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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