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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름받으면 한 몸 바친다, '여우'가 언급한 이동국은 준비돼 있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07-12 20:20


전북 이동국(오른쪽).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위기에는 베테랑이 반전 카드가 될 수 있다.

한국 축구는 베테랑이 필요한 상황이다. 위기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안갯 속이다. 남은 두 경기에서 운명이 엇갈린다.

천국의 문을 열기 위해 대한축구협회는 신태용 전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47)을 '특급 소방수'로 투입했다. 이후 신 감독은 지난 8일부터 K리그 현장을 찾아 남은 두 경기에 출전시킬 자원을 체크하고 있다. 최근 하프타임은 그야말로 '여우(신태용 감독의 별명) 타임'이라 부를만 하다. 취재진은 이 때 신 감독을 만난다. 잠깐이지만 향후 선수 발탁 기준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다.

눈길을 끄는 신 감독의 발언이 있었다. 지난 9일 수원-제주전에서 "나이를 불문하고 8월 말 최고의 컨디션을 가진 선수를 선발하겠다. 1~2년이 아닌 1~2경기에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며 "이동국도 경기력이 좋다면 뽑을 수 있다. 염기훈 선수도 포함돼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주위에선 신 감독의 베테랑 중용 발언을 반신반의 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부분 "설마 진짜 베테랑들을 뽑겠어?"라는 반응이다.

물론 클럽팀과 대표팀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 차이가 크다. 특히 이동국의 A대표팀 커리어는 2014년 10월 이후 끊겼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부임 후 첫 A매치에 중용됐었다. 당시 이동국은 코스타리카와의 친선경기에서 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나 슈틸리케 전 감독은 더 이상 이동국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신 감독이 불쑥 언급한 이동국 중용 가능성. 본인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직접 하기 힘든 이야기. 지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그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동국은 확고하다. "부름을 받으면 이 한 몸 바치겠다"는 입장이다. 베테랑의 결연한 마음. 젊은 선수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적지 않다.

이동국은 피지컬적으로, 기술적으로도 준비된 선수다.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듯 움직임은 서른 여덟이라는 나이를 무색케 한다. 지난달 28일 포항 원정에선 선발로 나서 멀티 골을 터뜨기도 했다. 올 시즌 팀 내 김신욱 에두의 컨디션이 좋아 교체멤버로 나서는 일이 많아졌지만 선발로 나섰던 3경기 중 2경기에서 어김없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특히 이동국은 신 감독이 선수 발탁의 시점으로 지목한 8월 말 몸 상태를 최고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무더운 여름 최전방 공격수들의 체력을 대비해 이동국 김신욱 에두를 매 경기 로테이션 시켜 선발 출전 시키고 있다. 이동국은 당장 16일 상주전에 선발 출전이 예고돼 있다. 앞으로 이 경기를 포함해 최소 3경기에는 선발로 나설 수 있다. 신 감독에게 경기력을 어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또 이동국은 역대 이란,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득점을 터뜨린 경험이 있다. 이란전에는 2골, 우즈벡전에는 4골을 넣었다. 정통파 스트라이커 부재에 빠져있는 대표팀에 대안이 될 수 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출전을 향한 이동국의 의지도 남다르다. 지난해 12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직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동국은 "마지막 축구인생의 목표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출전이다. 목표는 크게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소 농담 처럼 들리는 발언에 취재진은 그저 웃어 넘겼지만 7개월이 흐른 현재 그의 목표는 조금씩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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