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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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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A대표팀 감독(63)은 표정에 감정이 잘 드러난다. '포커 페이스'가 약하다. 임기응변도 잘 안 된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썼던 거스 히딩크 감독은 태극전사, 언론 등과 '밀당'을 아주 잘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겉으로 보면 전형적인 독일 사람이다. 원리원칙 대로 하고, 말수가 적고 표정이 다양하지 않다. 그와 밀접하게 접촉하지 못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의 참 모습을 잘 모른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에 따르면 슈틸리케의 진면목은 좀 다르다. 이용수 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은 실제로 유머가 많다. 자상한 면도 있다. 첫 느낌을 간추려 얘기하면 원칙과 배려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수 위원장은 2014년 9월 슈틸리케 감독을 주도적으로 영입한 인물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과정에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다수의 축구팬, 다수의 언론으로부터 맹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15년 아시안컵 준우승, 동아시안컵 우승, 그리고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에서 승승장구할 때마다 해도 슈틸리케 감독은 호평을 받았다. 그는 국내 축구 현장 구석구석을 누볐다. 대한축구협회가 원하는 대로 각종 행사에 얼굴을 내밀었다.
그런 좋았던 분위기는 최종예선에서 A대표팀의 경기력 저하와 성적 부진으로 180도 달라졌다.
급기야 지난 3월 슈틸리케 감독은 경질 낭떠러지까지 내몰렸다가 기사회생했다. 당시 중국 원정에서 졸전 끝에 0대1로 졌다. 그리고 홈에서 시리아를 힘겹게 1대0으로 제압했지만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경질 여론이 들끓었고,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두 차례 회의 끝에 슈틸리케 재신임을 결정했다. 한 번 더 믿어보기로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을 앞두고 초조한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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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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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카타르전 결과와 내용의 중요성을 너무 잘 알고 있다. 13일 이란이 우즈베키스탄을 2대0으로 잡았다. 한국과 같은 A조의 이란은 러시아월드컵 본선 직행 자격을 따냈다. 한국이 카타르전서 승리할 경우 3위 우즈벡과의 승점차는 4점까지 확 벌어진다. 한국이 조 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한국이 카타르에 질 경우 우즈벡과의 승점차는 그대로 1점을 유지하게 된다. 한국은 향후 이란전(홈), 우즈벡전(원정)에 부담을 갖고 싸우게 된다. 한국이 카타르와 비길 경우 우즈벡과의 승점차는 2점이 된다. 이 경우도 이란전, 우즈벡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어 한국의 본선 직행은 9~10차전을 해봐야 알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는 바람 앞의 등불과 같다. 태극전사들이 그라운드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령탑의 거취는 요동을 치게 돼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금 마음의 여유가 없다. 그로 인한 초조함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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