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남이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승점 40점을 기록한 경남은 2위 부산(승점 32)과의 격차를 승점 8점으로 유지하며 리그 단독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경남의 극강 행보. 이제 더 이상 돌풍이 아니다. 그럴 자격이 있다. 지지 않는 팀, 승점을 챙길 줄 아는 팀. 이런 팀을 '위닝 멘탈리티'를 가진 팀이라 부른다. 올 시즌 경남이 딱 그렇다.
그러나 이번 안산전은 조금 달랐다. 뭔가 이상했다. '경남다운 모습'이 아니었다.
경남은 후반 13분과 19분 각각 라울과 정경호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0-2로 끌려갔다. 후반 21분 박지수의 만회골로 1-2로 따라갔지만 후반 31분 라울에게 또 한 골 헌납하며 1-3이 됐다.
패색이 짙었다. 막판이 돼서야 경남의 저력이 빛났다. 후반 39분 최영준이 추격골로 따라가더니 1분 뒤인 후반 40분 송제헌의 동점골로 극적인 3대3 무승부를 연출했다.
경기 후 경남 선수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김종부 감독의 표정은 조금 달랐다. 의미심장했다.
사실 김 감독은 안산전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 김 감독은 "팀이 잘 나가다보니 선수들도 조금 떴다"고 말했다. 이어 "성적이 좋다. 기대 이상으로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미묘한 부분이 있다. 성적이 좋을 때 나오는 문제들이 따로 있다"고 했다.
우려했던 문제. 바로 안산전에서 나왔다. 플레이가 경직됐다. 잔뜩 힘들어갔다. 생각도 많았다. 굳어있었다. 쉽게 풀 수 있는 상황에서 어렵게 돌아갔다. 그래서 역습 위기가 많았다. 상대 공격수의 움직임을 자주 놓쳤다. 너무 쉽게 실점했다.
원인은 두 가지로 좁혀진다. 연속 무패 기록이 주는 부담감에 짓눌린 것. 그게 아니라면 자만이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즉답을 피했다. 김 감독은 "뭐라고 딱 꼬집어서 말 할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경기의 흐름 자체가 아쉬웠다"며 "올 시즌 제일 아쉬웠던 경기력"이라고 짚었다.
즉답 대신 힌트를 던졌다. "무승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모습은 고맙다. 그러나 최선을 다 하지 않으면 언제든 아주 약한 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경기를 통해 깨달았을 것이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