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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이 만능열쇠? 대타협 필요하다.'
VAR 도입에 따라 판정에 불만이 많던 축구팬과 구단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연맹도 "VAR 도입은 오심 논란을 잠재울 적절한 처방전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실제로 올시즌 논란이 됐던 오심들은 모두 VAR 시범운용 결과 잡아낼 수 있는 장면이었다는 게 연맹의 설명이다.
하지만 VAR 도입만이 능사가 아니다. VAR이 만능열쇠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연맹이 현재 진행 중인 VAR 테스트에서 새롭게 드러난 맹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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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급박한 역습이다. 예를 들어 페널티지역에서 수비수 팔에 맞았는데 주심이 보지 못한 가운데 인플레이가 되고 상대의 역습으로 결정적인 골찬스를 맞았을 경우다. 수비수의 핸드볼을 주심이 보지 못했다면 페널티킥 판정을 위한 VAR 가동 조건에 해당한다. 연맹 관계자는 "시범운영 결과 역습 전개 시 패스 2∼3번만으로 상대 문전을 공략하는데 불과 5초 정도로 순식간에 펼쳐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상대의 역습 찬스마저 중단시키고 VAR을 가동해야할까. 슈팅이 그물에 꽂힌 경우가 아니라 골라인을 살짝 넘은 것을 수비수가 걷어낸 뒤 인플레이로 빠른 역습이 전개됐을 때도 같은 딜레마가 발생할 수 있다. 5∼10초의 시간은 VAR 통제실이 판독하는데 물리적으로도 거의 불가능한 시간이기도 하다.
두 번째, 기계 자체의 한계다. 국내 VAR은 경기장마다 12대의 카메라가 투입된다. 공중파 방송 중계 시 그 숫자가 늘어날 수 있지만 대부분 12대다. 이 가운데 2대는 양쪽 골라인 고정이고 10대는 중계사가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을 위해 투입한다. 여기서도 사각지대가 존재했다. 특히 VAR 모니터에 잘 잡히지 않는, 공과 관련없는 지역에서의 파울까지는 통제실도 찾아내기 어려웠다.
이에 연맹은 "본격 도입 이전에 각 구단의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빠른 역습 시 이전 상황 판정 미스에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든지, 일단 역습 상황 종료까지 인정한 뒤 VAR 판독에 따른 판정을 수용한다는지 등에 대한 대승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VAR이 또다른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연맹은 우려하고 있다.
연맹은 "VAR이 도입되더라도 결국 상호 신뢰와 합의 정신 존중이 없다면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도입 이전에 각 구단과 회의를 갖고 공동 합의를 도출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