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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은 물 건너갔다. 하지만 프로로서 자존심은 포기할 수 없다.'
10일 오후 7시(한국시각)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스타디움에서 E조 최종전 울산과 브리즈번 로어의 경기가 열린다.
그들만의 우울한 경기다. E조에서는 무앙통(태국)과 가시마 앤틀러스(일본)가 1, 2위로 16강행을 이미 확정지은 상태다.
울산은 국내 K리그와 FA컵에 집중하기 위해 베스트 멤버를 데려가지 않았다. 호주까지 먼 길 원정에 아무런 영양가도 없는 경기에 전력을 쏟을 이유가 없다.
한동안 답답했던 경기력도 점차 향상되는 모습이다. 이번 브리즈번전에서는 분위기를 살려나가는 게 급선무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브리즈번전을 앞둔 기자회견을 갖고 "16강 진출은 무산됐지만 프로이기때문에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일정상 데려오지 못한 선수들이 있지만 묵묵히 뒤에서 준비를 해왔던 선수들이 능력을 보여 주기 위해서 왔고,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우리가 홈경기에서 좋은 경기를 했기때문에 자신있다"고도 했다. 그도 그럴것이 울산은 지난 2월 28일 브리즈번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6대0으로 대승한 기분좋은 기억이 있다.
이제 처지가 뒤바꼈다. 당시 브리즈번은 원거리 원정때문에 베스트 전력을 데려오지 못했다가 울산에 난타를 당했고, 지금은 울산이 베스트를 가동하지 않는다.
브리즈번이 복수전에 나설 게 뻔하다. 울산은 상승세 유지와 자존심을 위해 브리즈번의 공세를 막아야 한다.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울산의 아시아쿼터 미드필더 페트라토스다. 페트라토스의 전 소속팀이 브리즈번이었다. 현지 기자회견에 김 감독과 함께 페트라토스가 참석했고, 이전 홈경기장을 다시 찾은 페트라토스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다.
김 감독은 페트라토스에 대해 "한국에서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했는데 선수들과 장난도 잘 치는 등 빨리 적응을 하고 있다"며 "기회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훈련에 임할때도 성실하고 동료 선수들에게도 잘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페트라토스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옛 홈경기장에 오니 기분이 이상하면서도 좋다. 브리즈번과의 경기에서 브리즈번 팬들과 구단에게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걸 모두 보여주겠다."
그는 "울산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최선을 다해 훈련하고 있다. 점점 출전 시간도 늘리고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