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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이파크 직원들은 요즘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며 곡소리를 낸다. 하지만 표정에는 화색이 돈다.
부산 구단이 방송 스케줄로 바쁜 안정환을 초청하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대우 시절을 간직하는 부산 축구팬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부산 관계자는 "안정환이 방문하는 곳이 대우 로얄즈의 황금기 터전이었던 구덕운동장이라는 스토리가 맞물렸고, 안정환에 대해 여전히 높은 인기가 더해져 6일 축구경기를 보러오겠다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역시 안정환이다"고 말했다. 구단측은 안정환이 출연 중인 예능프로그램을 본 따 이번 행사 제목도 '뭉쳐야 뜬다'라고 붙였다. 부산 축구팬들이 축구열기 부활을 위해 함께 뭉치자는 의미다.
안정환은 동영상에서 "구덕운동장은 제가 데뷔한 곳이라 감회가 새롭고 설렌다"면서 "여러분도 가정의 달을 맞아 부모, 자녀와 함께 구덕운동장을 방문해서 좋은 추억 만들고 부산을 응원해달라"며 팬심을 자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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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구단은 안정환 입장 세리머니에 참가할 팬들을 선정하기 위해 '테리우스' 안정환 방문 기념 이벤트를 마련했다. 나만이 가진 안정환과의 기억 안정환과 관련된 애장품 소지자 등의 사연을 SNS를 통해 제보받아 30명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이에 이벤트 댓글에는 안정환의 대우 시절 추억의 유니폼, 소장 중인 친필사인, 사진첩 등을 소개하고 세리머니 참가를 호소하는 사연들이 줄을 잇고 있다. 여성팬은 물론 부모에게서 안정환 이야기를 듣고 알게 된 어린 초·중학생들의 댓글도 눈길을 끈다.
구단은 안정환 방문에 대한 반응이 훨씬 뜨겁게 나타나자 추가 이벤트와 경품도 대폭 늘렸다. 때마침 6일은 구덕운동장 7경기 연속 홈경기가 시작되는 날이어서 부산 축구 중흥을 위해 홈경기장을 구덕으로 옮긴 취지와도 맞아떨어진다.
안정환 행사와 별도로 어린이들을 무료로 초청해 축구캠프를 여는가 하면 마카오 국제선 항공권, 자전거, 먹거리 선물세트 등 경품을 대량으로 풀기로 했다. 경기 전날인 5일 어린이날에도 홈경기 준비에 바쁜 시간을 쪼개 부산시 주최 '부산 어린이날 큰잔치'와 '어린이 직업체험 축제'에 참가키로 했다. 이 행사에는 부산의 일부 선수들도 훈련을 잠깐 쉬고 참여할 계획이다.
부산 구단 관계자는 "부산 축구팬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이어서 보답하는 차원에서 어린이날 행사에 프로축구단 차원의 힘을 보태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남과의 10라운드 패배(0대1)로 잠깐 주춤한 부산은 안정환의 기운도 바라는 눈치다. 구덕운동장 시절 안정환이 출전한 홈경기 승률은 59%(24승17패)로 같은 기간 팀의 평균(55%)보다 높았다.
안정환은 구덕운동장에서 마지막 홈경기를 치렀던 2008년 9월 27일 인천전(2대2 무)에서는 골을 넣기도 했다. 이래저래 부산의 축구민심은 안정환의 귀환에 들썩이고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