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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서 4년만에 4골 허용' 전북, 김진수-최철순 공백 컸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7-05-03 16:53



제주 유나이티드가 '안방불패' 전북 현대를 4대0으로 대파하고 K리그 클래식 선두에 올랐다.

제주는 3일 오후 전주종합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전북 현대 원정서 마르셀로의 전반 12분, 후반 3분 연속골, 후반 8분 마그노, 후반 30분 멘디의 쐐기골에 힘입어 4대0으로 완승했다. 물오른 제주 외국인선수 전원이 골맛을 봤다. 마르셀로는 4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15일 전북을 전주성에서 3대2로 꺾으며 무패행진을 멈췄던 제주의 자신감은 무시무시했다.

8라운드까지 1위 전북(승점 17, +8)과 2위 제주(승점 14)와의 승점차는 불과 3점, 제주가 전북을 이길 경우 리그 선두가 바뀔 수 있는 승부처, 1-2위의 외나무 승부였다. '도전자' 조 감독은 경기전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등 체력적 부담이 있지만 현재로선 3위 그룹, 중위권 그룹과도 승점 차가 크지 않다. 전북전의 분위기가 주말 상주전, 감바 오사카전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간절하게 경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이 자랑하는 양쪽 주전 사이드백이 결장한 약점을 놓치지 않았다. 전북으로서는 측면의 공백이 뼈아팠다. 직전 광주 원정에서 시즌 첫 패를 기록한 후 악재가 겹쳤다. 제주와의 홈경기, 올시즌 8경기에서 2골3도움을 기록한 '왼쪽 풀백' 김진수가 경고누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오른쪽 풀백' 이용은 발목 부상으로 결장했다. '멀티플레이어' 최철순마저 경고누적으로 결장하는 상황, 왼쪽은 베테랑 박원재가 나섰지만 오른쪽은 적임자가 없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의 고심에 찬 선택은 '1996년생 센터백' 김민재였다.

그러나 이재성, 이승기, 로베즈 등 측면 공격수의 줄부상속에 측면 공격의 활로를 뚫어내던 김진수, 이용, 최철순의 공백은 생갭다 훨씬 컸다. 김민재가 측면을 오르내리며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전체적인 조직력이 삐그덕거렸다. 리그에서 가장 빠르고 기세등등한 제주 외국인 공격수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반 12분 제주의 첫골이 터졌다. 마르셀로가 박스 오른쪽에서 쇄도하는 황일수에게 패스를 찔러넣자마자 박스 안으로 쇄도했다. 황일수의 날선 슈팅을 홍정남이 펀칭하자 떨어진 세컨드볼을 마르셀로가 기다렸다는 듯 왼발로 가볍게 밀어넣었다. 강원(1대2패), 대구(4대2승), 수원전(2)에 이은 4경기 연속골이었다. 올시즌 안방에서 4연승을 달리던 전북은 집요하게 동점골을 노렸다. 전반 27분 김신욱이 머리로 떨궈준 후 이어진 에두의 왼발 슈팅이 빗나갔다. 전반 33분 뒷공간을 파고들던 정혁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겼다. 전반43분 박스 안에서 정혁이 연거푸 슈팅을 날렸지만 이 또한 불발됐다. 전반 추가시간 김보경의 절실한 바이시클킥까지 작렬했지만 수비수의 몸에 맞고 튕겨나왔다.

후반 시작과 함께 최 감독은 김민재를 다시 센터백으로 내리고 에델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제주의 공격은 더욱 매서워졌다. 후반 3분 프리킥 찬스에서 권순형의 크로스를 마르셀로가 튀어오르며 머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5분 에두의 날선 왼발 슈팅을 제주 골키퍼 김호준이 몸을 던지며 막아냈다. 결정적 기회를 놓치자 결정적 위기가 찾아왔다. 후반 8분 마그노의 쐐기골까지 터졌다. 이창민의 패스를 이어받은 마그노가 단독 쇄도하며 오른발로 또다시 골문을 열었다.


안방에서 순식간에 3골을 내준 최강희 감독은 후반 15분 김신욱, 에두를 빼고 이동국, 이승기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광주전 골대 3번 강타의 악몽이 반복됐다.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19분 에델의 슈팅에 이어진 정혁의 혼신의 두번째 슈팅마저 노골 판정을 받았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후반 22분, 마그노 대신 진성욱을, 후반 26분, 마르셀로 대신 맨디를 투입했다. 후반 28분까지 0-3 스코어가 이어지자 전북 서포터들이 "정신차려! 전북"을 외치며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후반 30분 '황볼트' 황일수의 폭풍 드리블에 이어 멘디가 4번째 골을 터뜨리며 4대0 대승을 완성했다.

이날 승리로 제주는 전북과 똑같은 승점 17이지만 다득점에서 앞서며 리그 1위에 등극했다. 이날 대패는 뼈아팠다. 전북은 2013년 9월 부산전에서 1대4로 패한 후 홈에서 4년만에 처음으로 4골을 허용했다. 4골차 패배는 2005년 8월 28일 성남전 1대5 패배이후 12년만에 처음이다. 광주전에 이은 2연패의 멍에도 떠안았다. 지난달 30일 광주 원정에서 0대1로 시즌 첫 패한 데 이어 이날 패배로 시즌 첫 연패를 기록했다. 'K리그 1강' 전북에게 연패는 낯설다. 2015년 10월 4일 이후 1년7개월만의 연패다. 제주 원정에서 2대3으로 패한 후 포항에게 0대1로 졌다. 제주와의 골깊은 악연이 재현됐다.
전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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