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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나이티드가 '안방불패' 전북 현대를 4대0으로 대파하고 K리그 클래식 선두에 올랐다.
전북이 자랑하는 양쪽 주전 사이드백이 결장한 약점을 놓치지 않았다. 전북으로서는 측면의 공백이 뼈아팠다. 직전 광주 원정에서 시즌 첫 패를 기록한 후 악재가 겹쳤다. 제주와의 홈경기, 올시즌 8경기에서 2골3도움을 기록한 '왼쪽 풀백' 김진수가 경고누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오른쪽 풀백' 이용은 발목 부상으로 결장했다. '멀티플레이어' 최철순마저 경고누적으로 결장하는 상황, 왼쪽은 베테랑 박원재가 나섰지만 오른쪽은 적임자가 없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의 고심에 찬 선택은 '1996년생 센터백' 김민재였다.
그러나 이재성, 이승기, 로베즈 등 측면 공격수의 줄부상속에 측면 공격의 활로를 뚫어내던 김진수, 이용, 최철순의 공백은 생갭다 훨씬 컸다. 김민재가 측면을 오르내리며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전체적인 조직력이 삐그덕거렸다. 리그에서 가장 빠르고 기세등등한 제주 외국인 공격수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최 감독은 김민재를 다시 센터백으로 내리고 에델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제주의 공격은 더욱 매서워졌다. 후반 3분 프리킥 찬스에서 권순형의 크로스를 마르셀로가 튀어오르며 머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5분 에두의 날선 왼발 슈팅을 제주 골키퍼 김호준이 몸을 던지며 막아냈다. 결정적 기회를 놓치자 결정적 위기가 찾아왔다. 후반 8분 마그노의 쐐기골까지 터졌다. 이창민의 패스를 이어받은 마그노가 단독 쇄도하며 오른발로 또다시 골문을 열었다.
안방에서 순식간에 3골을 내준 최강희 감독은 후반 15분 김신욱, 에두를 빼고 이동국, 이승기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광주전 골대 3번 강타의 악몽이 반복됐다.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19분 에델의 슈팅에 이어진 정혁의 혼신의 두번째 슈팅마저 노골 판정을 받았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후반 22분, 마그노 대신 진성욱을, 후반 26분, 마르셀로 대신 맨디를 투입했다. 후반 28분까지 0-3 스코어가 이어지자 전북 서포터들이 "정신차려! 전북"을 외치며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후반 30분 '황볼트' 황일수의 폭풍 드리블에 이어 멘디가 4번째 골을 터뜨리며 4대0 대승을 완성했다.
이날 승리로 제주는 전북과 똑같은 승점 17이지만 다득점에서 앞서며 리그 1위에 등극했다. 이날 대패는 뼈아팠다. 전북은 2013년 9월 부산전에서 1대4로 패한 후 홈에서 4년만에 처음으로 4골을 허용했다. 4골차 패배는 2005년 8월 28일 성남전 1대5 패배이후 12년만에 처음이다. 광주전에 이은 2연패의 멍에도 떠안았다. 지난달 30일 광주 원정에서 0대1로 시즌 첫 패한 데 이어 이날 패배로 시즌 첫 연패를 기록했다. 'K리그 1강' 전북에게 연패는 낯설다. 2015년 10월 4일 이후 1년7개월만의 연패다. 제주 원정에서 2대3으로 패한 후 포항에게 0대1로 졌다. 제주와의 골깊은 악연이 재현됐다.
전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