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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결국 조기탈락, ACL의 벽은 높았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7-04-26 21:31



짧은 준비 기간으로 넘기엔 아시아의 벽은 높았다.

울산 현대의 2017년 아시아 도전이 조별리그에서 막을 내렸다. 울산은 26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의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E조 5차전에서 0대4로 대패했다. 이날 패배로 승점 4에 머무른 울산은 남은 브리즈번(호주) 원정에서 이겨도 16강 출전권이 주어지는 조 2위를 확보하지 못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ACL은 울산의 몫이 아니었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에서 4위를 기록했던 울산은 올 초 아시아축구연맹(AFC)이 K리그 2위 자격으로 ACL 출전권을 확보하고 있던 전북 현대를 심판매수건으로 징계하기로 결정하면서 차순위팀 자격으로 갑작스럽게 출전 통보를 받았다. 이에 따라 한 달 계획으로 나섰던 스페인 전지훈련을 2주로 대폭 축소했고, 급거 귀국해 연습경기도 제대로 치러보지 못한 채 키치SC(홍콩)와의 ACL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했다. 승부차기 접전 끝에 본선 출전권을 따냈지만 앞날은 불투명 했다. 지난해 12월 지휘봉을 잡은 김도훈 감독이 전술을 입힐 시간이 부족했다. 선수 보강 뿐만 아니라 기존 선수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방안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실전으로 돌파구를 만들어야 했지만 위험부담이 컸다.

'미완의 출전'은 가시밭길이었다. 불안정한 경기력의 연속이었다. 브리즈번과의 E조 2차전에서 6골을 몰아치면서 반전의 실마리를 잡는 듯 했지만 그게 전부였다. 원톱감으로 데려온 이종호는 터지지 않았고 지난해까지 공격의 한축을 이뤘던 코바 역시 좀처럼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 다른 외국인 공격수 오르샤가 그나마 제 몫을 해줬으나 수비수 리차드, 미드필더 김성환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급기야 김 감독이 수비수 출신인 김용진을 공격수로 전환시켜 활용할 정도였다.

울산의 ACL 운명을 결정지은 가시마전은 '미완'의 결정판이었다. 울산은 경기 초반 압박으로 활로를 만들어 가는 듯 했으나 찬스 상황에서 골이 터지지 않으면서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결국 후반 7분 가시마에게 선제골을 내준데 이어 1분 만에 추가골을 얻어 맞으면서 맥없이 무너졌다. 후반 22분에는 골키퍼 김용대가 백 패스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범했고 쐐기골까지 헌납하는 등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다. 후반 종료에는 레오 실바에게 실점하며 4골차 패배로 허무하게 무너졌다.

ACL 조기 탈락으로 리그 운영도 불안해졌다. 경기 일정에는 숨통이 트였지만 ACL을 병행하면서 생긴 부담과 사기 저하가 상당하다. 지난 22일 전남전에서는 구단 사상 최다골차인 0대5의 참패를 당했다. 김 감독과 울산 선수단 입장에선 'ACL 악몽'을 지우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됐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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