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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세 손흥민, 차범근 박지성 보다 낫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7-04-16 18:54


손흥민과 차범근 스포츠조선

손흥민과 박지성 스포츠조선

ⓒAFPBBNews = News1

꿈을 안고 도전했다. 쉼없이 달렸다. 더 나은 경기력을 위해 8시즌을 보냈다. 드디어 하나의 목표를 넘어섰다. 독일 분데스리가를 호령했던 차범근(64)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구자 박지성(36). 한국 축구의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992년생. 올해 25세의 손흥민(토트넘)이다.

손흥민이 15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본머스와의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3라운드 홈경기에서 시즌 19호골(리그 12호골)을 넣었다.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1-0으로 앞서던 전반 19분 쐐기골을 넣었다. 4경기 연속골이다. 토트넘은 4대0으로 이겼다.

손흥민에게 남다른 골이었다. 시즌 19호골은 차범근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이 가지고 있던 아시아선수 유럽무대 한시즌 최다골과 동률이다. 차 부위원장은 1985~1986시즌 독일 레버쿠젠에서 19골(리그 17골)을 몰아쳤다.

또 박지성(은퇴)이 가지고 있던 한국선수 잉글랜드 통산 최다골(27골) 기록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지성은 2005~2006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7시즌 연속 맨유에서, 2012~2013시즌은 퀸즈파크 레인저스에서 뛰었다. 박지성은 8시즌 동안 총 27골을 넣었다.

손흥민에게 박지성과 차범근은 축구인생에 있어서 넘고자 했던 목표였다. 손흥민은 박지성을 보며 축구의 꿈을 키웠다. 10세 때인 2002년. 박지성이 뛰던 한-일월드컵을 통해 축구의 기쁨을 느꼈다. 중고교 시절 손흥민은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과 맨유에서 뛰는 박지성을 보며 유럽 무대에서 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만 18세였던 2010년 손흥민은 독일 함부르크에서 프로 데뷔했다. 그리고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에서 박지성과 만났다. A대표팀에 발탁되어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었다. 박지성과 함께 한 처음이자 마지막 대회였다. 손흥민은 다짐했다. 꼭 잉글랜드로 넘어가 박지성의 뒤를 잇겠다고.

차 부위원장과는 공통점이 많다. 독일 그리고 레버쿠젠. 손흥민은 2010년 함부르크 유스팀에서 막 성인팀으로 올라왔다. 첼시와의 프리시즌 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함부르크에서 착실하게 커리어를 쌓아나갔다. 독일 무대, 그것도 윙어 포지션에서 성장하는 손흥민을 향해 사람들은 '차붐'을 대입하기 시작했다. 2013년 여름 손흥민은 레버쿠젠으로 이적했다. 차범근이 6시즌을 뛰며 전성기를 누렸던 바로 그 팀이다. 차붐의 발자취를 그대로 따라갔다. 레버쿠젠에서 뛰며 항상 차 부위원장을 생각했다. 특히 홈구장 바이 아레나에서 걸려있는, 1988년 UEFA컵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차 부위원장의 사진은 큰 자극이었다. 언제나 그 사진을 보면서도 다짐했다. 차 부위원장과 같은 훌륭한 선수가 되겠다고.

25세 손흥민은 같은 나이의 박지성과 차범근보다 기록과 커리어 면에서 한 발 앞서 있다. 손흥민은 18세 때 유럽무대에 데뷔했다. 박지성은 18세 때 대학생이었다. 차범근 역시 그 나이에 학생이었다. 박지성의 유럽무대 데뷔는 21세, 차 부위원장은 25세였다. 현재까지 손흥민은 유럽 무대에서 총 76골을 넣었다. 박지성은 25세때까지 유럽 무대에서 24골을 넣었다. 차 부위원장은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물론 단순 비교는 힘들다. 손흥민은 한국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내다가 함부르크 유스팀에 입단했다. 출발이 달랐고 빠르게 유럽 무대에 데뷔할 수 있었다. 박지성은 한국에서 대학교(명지대)까지 뛰었다. 일본(교토)을 거쳤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해 유럽 무대를 밟았다. 차 부위원장은 대학교(고려대)와 군복무를 마친 뒤에 독일에 갈 수 있었다. 그래도 처한 상황이 달랐던 손흥민의 재능이 뛰어나다는 사실 하나는 분명하다.

손흥민은 이제 기록면에서 박지성, 차 부위원장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그걸로 만족해서는 안된다. 두 선배가 걸어온 길에는 손흥민이 아직 걸어보지 못한 것들이 많다. 우선 우승컵이다. 손흥민은 아직 축구 인생에 있어서 우승 경험이 없다. 반면 박지성은 우승과 인연이 많다. 네덜란드 무대에서 리그 우승 2회, KNVB컵 우승 1회를 기록했다. 잉글랜드로 옮겨온 뒤에는 더욱 많다. 리그 우승 4회, 리그컵 우승 3회,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까지 우승 트로피만 총 8번 들어올렸다. 차 부위원장도 마찬가지다.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에서 각각 1번씩 UEFA컵(유로파리그의 전신)에서 우승했다. 프랑크푸르트 시절에는 DFB포칼도 한 번 들어올렸다. 손흥민이 꼭 따라가야 할 발자취들이다.
화이트하트레인(영국 런던)=이 건 기자 bbadagun@gmail.com

◇손흥민-차범근-박지성 나이별 비교

손흥민

나이=시즌=소속팀=기록

18~19세=2010~2011시즌=함부르크=14경기 3골

19~20세=2011~2012시즌=함부르크=30경기 5골

20~21세=2012~2013시즌=함부르크=34골 12골

21~22세=2013~2014시즌=레버쿠젠=43경기 12골

22~23세=2014~2015시즌=레버쿠젠=42경기 17골

23~24세=2015~2016시즌=레버쿠젠=2경기 0골

23~24세=2015~2016시즌=토트넘=40경기 8골

24~25세=2016~2017시즌=토트넘=40경기 19골

차범근

나이=시즌=소속팀=기록

25~26세=1978~1879시즌=다름슈타트=1경기 0골

26~27세=1979~1980시즌=프랑크푸르트=46경기 15골

27~28세=1980~1981시즌=프랑크푸르트=38경기 16골

28~29세=1981~1982시즌=프랑크푸르트=38경기 12골

29~30세=1982~1983시즌=프랑크푸르트=34경기 15골

30~31세-1983~1984시즌=레버쿠젠=35경기 12골

31~32세=1984~1985시즌=레버쿠젠=32경기 14골

32~33세=1985~1986시즌=레버쿠젠=38경기 19골

33~34세=1986~1987시즌=레버쿠젠=38경기 9골

34~35세=1987~1988시즌=레버쿠젠=35경기 6골

35~36세=1988~1989시즌=레버쿠젠=37경기 3골

박지성

19세=2000시즌=교토=16경기 1골

20세=2001시즌=교토=40경기 3골

21세=2002시즌=교토=29경기 8골

21~22세=2002~2003시즌=에인트호번=8경기 0골

22~23세=2003~2004시즌=에인트호번=40경기 6골

23~24세=2004~2005시즌=에인트호번=44경기 11골

24~25세=2005~2006시즌=맨유=45경기 2골

25~26세=2006~2007시즌=맨유=20경기 5골

26~27세=2007~2008시즌=맨유=18경기 1골

27~28세=2008~2009시즌=맨유=40경기 4골

28~29세=2009~2010시즌=맨유=26경기 4골

29~30세-2010~2011시즌=맨유=28경기 8골

30~31세=2011~2012시즌=맨유=28경기 3골

31~32세=2012~2013시즌=QPR=25경기 0골

32~33세=2013~2014시즌=에인트호번=27경기 2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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