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갑다! 김민우.'
때이른 줄부상 악재에 준비했던 스리백은 궤도를 이탈했고, 이와 함께 당연한 듯 성적도 바닥을 맴돌았다.
올들어 지금까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1승2무) 포함, 1승6무1패.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면서 수원팬들의 원성만 높아진 상태다.
팬심이 흉흉하다. 분위기 전환이 절실한 시점,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2017년 ACL G조 4차전 이스턴SC(홍콩)와의 경기다.
이 시기에 만나는 G조 최약체인 이스턴SC가 반갑기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원망스런 상대이기도 하다. 핵심 자원 김민우가 이스턴SC전 때 다쳤기 때문이다. 당시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던 중 왼쪽 허벅지 근육 파열 부상을 했다. 당초 2∼3주 진단을 받았지만 선수생활을 하면서 처음 경험하는 종류의 부상이어서 재활이 늦어졌다.
팀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손실이 컸다. FC서울과의 시즌 개막전(1대1 무)에 데뷔해 데뷔골을 넣으며 새로운 스리백의 핵심임을 입증했지만 3경기 만에 이탈하면서 팀도 크게 흔들렸다.
하필 김민우 부상 이후 장호익 최성근 양상민 구자룡 이정수 등의 부상 릴레이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수원은 베스트11을 가동하지 못하면서 기대했던 스리백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김민우는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 7차전을 앞두고 2년 만에 A대표팀 부름을 받았지만 부상으로 인해 명단에서 제외돼 두 배의 아픔을 겪었다.
1개월간 고통을 겪었던 김민우에게 한 줄기 희망이 비치고 있다. 공교롭게도 부상을 했던 이스턴SC와의 경기에서 복귀를 노린다. 수원 구단에 따르면 김민우는 최근 팀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민우의 훈련 상황을 지켜 본 수원 관계자는 "몸 상태에 별다른 문제는 없어 보인다. 12일 이스턴SC전 출전 명단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우 한 명이 수원 전력을 좌우할 정도는 아니지만 서정원 감독으로서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ACL은 23세 이하 의무 출전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멀티 자원 김민우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동계훈련부터 준비한 대로 왼쪽 윙백으로 투입하면 앞선 날개 염기훈의 부담을 덜면서 그의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염기훈은 ACL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도움을 기록, 현재 도움 랭킹 1위(3개)다.
왼쪽 윙백을 고승범에게 맡기는 대신 김민우를 오른쪽 날개로 끌어올린다면 이 역시 상생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원은 그동안 최전방 조나탄과 박기동을 받쳐 줄 2선에서 활발한 침투력을 보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자꾸 권창훈이 그리워졌다. '육육이' 다미르는 기량은 좋지만 몸싸움에서 자주 열세를 보이는 한계를 노출했다. 스피드와 과감한 침투력을 가진 김민우가 가세하면 수원 공격력이 약화될 이유는 없다.
그렇다고 이스턴SC가 마냥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홍콩 리그에서 2승1무 선두로 수원과는 분위기가 정반대다. 그런 이스턴SC를 상대로 수원이 화끈한 승리를 선사한다면 반등의 발판과 16강행 청신호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된다.
김민우가 '구세주'로 복귀할지 시선을 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