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되는 팀의 전형이다.
뭘해도 안된다. 8일 부천전이 딱 그랬다. 그나마 좋았던 중앙 수비진이 어이없게 흐트러졌다. 성남은 최근 2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갔다. 연제운-배승진 라인이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경기 시작 15분 전 배승진이 종아리 이상을 호소했다. 졸지에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되지 않은 김태윤이 선발로 나서야 했다. 성남은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1대2로 패했다. 황의조가 시즌 첫 골을 넣은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개막 후 6경기 연속 무승(2무4패).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성남은 최하위로 추락했다. 성남이 리그에서 승리한 것은 지난해 9월17일 수원FC전(2대1)이 마지막이었다. 중간에 FA컵 승리(3월29일 수원FC전 0대0)가 있었지만 이마저도 승부차기에서 거둔 승리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이 너무 나쁘다. 올 시즌 5경기에서 단 2골에 그쳤다. 매 경기 악순환이다. 어이없는 실수로 승리를 헌납했고,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들은 컨디션 회복이 더뎠다. 적어도 성남 그라운드는 아직도 겨울이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던 성남이었다. 박경훈 감독을 데려왔고, 주축 선수들을 대거 잔류시켰다. 멤버만 놓고보면 챌린지에서 가장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동계훈련 스케줄 때문에 모든 것이 꼬였다. 성남은 스페인에서 전지훈련을 마쳤다. 제니트 등 유럽 정상급 팀들과의 맞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박 감독이 부임하며 천명했던 헤비메탈 축구가 빠르게 녹아내렸다. 박 감독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만 하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개막을 10일 앞둔 2월23일 귀국한 성남은 선수들의 여독이 풀리지 않은 채 출정식 등 여러 행사를 소화했다. 여파는 생갭다 컸다. 부상자가 속출했다. 3월4일 수원FC와의 개막전을 앞두고는 무려 13명의 선수가 부상으로 쓰러졌다. 주축들이 빠지자 겨우내 준비한 축구가 완전히 흐트러졌다. 플랜B도 아닌, 플랜C를 꺼내다보니 이도저도 아닌 모습이 나왔다. 압박은 실종됐고, 창의적인 패스는 보이질 않았다. 황의조는 고립됐고, 외인들의 플레이는 날카롭지 않았다. 박 감독조차 "감독 생활한 이래 최악의 경기들"이라고 했을 정도.
박 감독은 여러가지 방안을 내놓았지만 백약이 무효다. 가장 큰 문제는 자신감 결여다. 박 감독도 의아할만큼 연습때 모습이 그라운드에 구현이 되질 않고 있다. 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분명 능력이 있다. 기술도 좋다. 하지만 정작 경기장에만 서면 그 모습이 나오질 않는다"고 답답해 하고 있다. 이 부분은 강등된 팀들의 공통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부산도 초반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위닝 멘탈리티가 실종된채 결국 승격에 실패했다.
박 감독은 일단 주전들이 돌아올때까지 많이 뛸 수 있는 선수들로 팀을 재편할 계획이다. 투지를 내세우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뛸 수 있는 옵션이 부족해 쉽지 않다. 과연 성남의 봄은 언제쯤 올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