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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경기 전 서정원 감독은 "부진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다. 항상 준비는 열심히 잘 하고 있는데 경기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며 "기록적인 부분으로 보면 나쁘지 않다. 이 시기를 잘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감독이 택한 출구전략은 '투톱'이었다. 서 감독은 "조나탄의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으면서 선수 자신감도 하락했다. 그래서 조나탄의 부담을 덜고자 원톱에서 투톱으로 전술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고립'이었다. 서 감독이 기대했던 조나탄과 박기동의 연계는 보이지 않았다. 역습 상황서 조나탄이 공을 잡았을 때에도 주위엔 동료들이 없었다. 줄 곳 없으니 홀로 치고 들어가다 공격권을 내줬다. 전반에만 이런 상황이 2~3 차례 나왔다.
미드필더 다미르의 역할도 모호하다. 다미르는 중앙 미드필더다. 2선 빌드업 총 책임자다. 그런데 역시 외로웠다. 볼 터치도 비교적 적고, 막상 공을 잡더라도 주위 동료들이 없다. 전진 패스보다 후방으로 향하는 패스 비율이 높았다. 다미르는 분명 수준급 볼 키핑 능력을 갖췄고, 패스 정확도도 좋다. 다미르가 전방을 보고 패스를 뿌렸을 땐 박기동, 조나탄이 상대 수비와 경합을 벌일 기회가 생겼다. 조용했던 다미르. 서 감독의 선택은 교체 아웃이었다. 다미르는 후반 11분 이용래과 교체돼 나왔다.
중원에서 밀리면서 전체적인 라인이 내려앉았다. 여기에 상주가 공격적으로 압박을 펼쳐 하프 라인 넘기도 버거웠다. 공이 있는 위치에서 수원 선수들은 계속 상주보다 수적 열세에 처했다. 세컨드 볼을 놓치다보니 자연스레 볼 점유율도 낮을 수 밖에 없었다.
위험지역 실책도 아쉬웠다. 전반 초반 구자룡이 터치 라인 위로 흐른 공을 아웃 시키려다 상주의 적극적인 압박에 공을 내줬다. 다행히 위험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안일했다. 전반 31분엔 이종성이 사고 칠 뻔 했다. 아크 왼쪽 지점에서 무리한 드리블로 공을 빼앗겼다. 자칫 실점까지 연결될 수 있었던 위험한 상황을 연출했다.
후반에 산토스까지 투입하면서 총력전에 나섰다. 후반 막판엔 분위기를 끌어올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서 감독은 "수원의 문제가 명확하다"고 했다. 중요한 건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우느냐다. 명가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서 감독의 묘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수원=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