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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미드필더 문선민(왼쪽)이 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4라운드에서 골을 터뜨린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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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는 '기회의 땅'이다.
지난해 12월 8일 한 선수가 인천에 입단했다. 문선민(25)이다. 생소했다. 장훈고 출신인 그는 2010년 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나섰지만 선택받지 못했다. 좌절 대신 이를 악물었다. "언젠가 꼭 K리그에서 내 기량을 펼치겠다."
먼 길을 돌아왔다. 스웨덴 리그를 거쳐 인천으로 이적한 문선민은 지난달 18일 7년의 한을 풀었다. 전북과의 클래식 3라운드 홈경기 전반 9분 그라운드를 밟았다. 김대경의 부상으로 교체 투입됐다.
고대했던 K리그 첫 출전, 펄펄 날았다. 저돌적이고 예리한 돌파 능력을 뽐냈다. 전북 팬들조차 문선민의 플레이에 매료됐다. 1일 수원과의 클래식 4라운드에선 홀로 두 골을 폭발시키며 3대3 극적인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절치부심 끝에 만들어낸 K리그 '스타 탄생' 예고편이었다. 한때 K리그는 그를 외면했던 무대였지만, 지금은 수 많은 기회가 살아 숨쉬는 약속의 땅이다. 이는 비단 문선민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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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전북 현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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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돌아와서 뜬' 선수들이 유독 많다. 김진수(전북)가 첫 손에 꼽힌다. 독일 호펜하임에서 철저히 배제됐던 김진수는 지난 겨울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K리그로 돌아온 것을 실패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당당하게 출사표를 던졌지만 세간의 시선은 달랐다. 의구심을 확신으로 바꾸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K리그 무대를 밟자마자 화제의 중심에 섰다. 믿을 건 오직 실력이었다. 지난달 17일 전남전에서 예리한 프리킥 골로 2대1 승리를 견인한 김진수는 2일 서울전에서도 절묘한 왼발 프리킥으로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웠던 태극마크도 다시 달았다. 중국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을 통해 1년여 만에 A매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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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2017 K리그 클래식 개막전 경기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수원 김민우가 전반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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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서 뜬' 선수, 김민우(수원)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말 일본 J리그 사간도스를 떠나 수원에 둥지를 튼 김민우는 3월 5일 서울과의 슈퍼매치 개막전을 통해 K리그에 데뷔했다. 곧바로 선제골을 터뜨렸고 전북과의 2라운드에도 선발로 나서며 자연스레 주전을 꿰찼다. 김민우는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6, 7차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8월 동아시안컵 이후 1년 6개월여 만이다. 비록 이스턴SC(홍콩)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3차전에서의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대표팀 복귀가 무산됐지만, 한 껏 치솟은 김민우의 주가를 실감할 수 있었다.
한편, 과거 청소년 대표팀 '폭주 기관차'로 명성을 날렸던 김경중은 오랜 해외 생활을 정리하고 강원에 입단했다. 3경기에 출전해 1골을 넣으며 K리그 무대에 연착륙하고 있다. 또한 백성동도 일본 무대를 떠나 수원FC 품에 안기며 부활을 꿈꾸고 있다. 태국과 일본에서 뛰던 이승희는 포항으로 이적, 3년만에 K리그로 돌아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시즌엔 정 운(제주)이 반전 드라마를 썼다. 울산서 자리 잡지 못했던 정 운은 크로아티아 무대에서 성공했고, 2016년 제주로 이적하며 K리그로 돌아왔다. 그는 종횡무진 활약으로 2016년 클래식 베스트11에도 선정되는 등 대표급 선수로 발돋움 하고 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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