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과정이 결과를 압도하는 경기가 나온다.
아프리카 최강을 제압한 신태용호,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이 알찼다. 재미있었다. 관중들을 흥분하게 하는 요소들이 있었다. 무엇이 다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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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는 다르다. 색깔이 뚜렷하다. 패스를 주는 선수, 받는 선수 모두 움직이면서 플레이한다. 서 있는 시간이 적다. 많이 그리고 효율적으로 움직인다.
패턴도 다채롭다. 신태용 축구에 '일변도'란 존재하지 않는다. 측면과 중앙, 짧은 패스와 롱패스, 돌파와 연계가 어우러진다.
전술도 다양한다. 정해진 포메이션은 없다. 상대에 따라 변한다. 틀에 박힌 시스템을 거부한다. 신태용호의 전술은 90분간 시시각각 다른 옷을 입는다. 잠비아전에서도 확인됐다. 한찬희 이상헌 등 공격 능력을 갖춘 미드필더를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기용해 공수 볼륨을 자유자재로 높이고 낮췄다.
수비라인도 마찬가지다. 킥오프 땐 포백이었지만, 상대 기세가 오르면 스리백으로 갈아입었다. 분명 중앙 수비수인데 어느 새 올라와 헤딩골을 터뜨린다. 그 빈자리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꼼꼼히 채우고 있다. 분명 풀백인데 윙포워드와 연계를 통해 슈팅을 때리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하지만 뚜렷한 신태용 축구만의 색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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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는 톡톡 튄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다르다. 그는 전임 지도자들 아래선 조용했다. 이는 백승호도 마찬가지.
이승우가 달라졌다. 종횡무진이다. 왼쪽에 세웠는데 오른쪽에서 백승호와 티키타카를 한다. 수비수 3명에게 덤비더니 뚫어낸다. 이승우는 잠비아전에서 2골을 터뜨렸고, 백승호는 대회 2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소속팀 출전이 적어 경기력에 우려가 있던 풀백 우찬양 윤종규가 펄펄 날고, 이름도 생소한 이진현이 급부상했다.
어떻게 이런 상황이 연출됐을까. "감독님은 선수들에게 플레이를 맡긴다. 창의성을 중시한다. 선수들의 장점을 잘 살려주시는 지도자다." 잠비아전 후 이승우가 남긴 말이다.
5월 20일 국내에서 U-20 월드컵이 열린다. 2개월여 남은 시점. 과연 신태용호는 또 어떻게 달라질까.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