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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운이 좋은 듯 했다.
상주는 시즌 전까지만 해도 '2년 연속 그룹A 진입'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팀 공격의 핵심이었던 박기동 박준태 임상협 황일수가 모두 제대했다. 수비와 중원은 탄탄했지만 이들의 빈 자리를 채워줄 공격수가 없었다. 하지만 전남전에서는 김호남, 울산전에서는 신진호 등 2선 자원들이 맹활약 하면서 승리를 낚았다.
"군팀은 더 이상 '거쳐 가는 곳'이 아닙니다. 새로운 눈을 뜨는 곳이죠." 김태완 상주 감독의 말이다. 김 감독은 상무에서만 14시즌째를 맞는 '베테랑'이다. 길고 긴 코치 시절을 거쳐 올 시즌 사령탑으로 거듭났다. 오랜기간 팀에 머물면서 얻은 경험은 큰 자산이다. 자칫 무의미 할 수도 있는 군 생활에서 선수들이 얻고자 하는 부분을 이끌어내는 모습이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은 주전, 백업의 구분이 없다. 의무로 입대했지만 제대할 때는 오로지 실력으로 평가 받는다"며 "군인이면서도 프로 선수인 만큼 자신의 실력으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곳이다. 그런 부분들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승골의 주인공 신진호 역시 "새로 입대한 선수들이 많아 아직 (조직력을) 맞춰가는 상황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좋다"고 상승세의 비결을 밝혔다.
초반 선전에 충분히 고무될 만하지만 김 감독과 상주는 여전히 배가 고픈 눈치다. "본격적인 승부는 4월부터가 될 것으로 보였다. 일찍 승수를 쌓아 만족스럽지만 조직력을 여전히 더 다져야 한다." 새 시즌부터 힘차게 진군 중인 상주가 과연 시즌 끝자락엔 어느 자리에 도달해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