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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
승리의 중심에는 김호남이 있었다. 이날 선발로 출격한 김호남은 전반 17분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골을 터트린데 이어 경기 종료 직전 승리의 마침표를 찍는 쐐기골을 터뜨렸다. 김호남은 2골을 꽂아 넣으며 팀에 시즌 첫승을 안겼다. 동시에 4일 터뜨린 강원전 마수걸이 골에 광양 원정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양동현(포항)과 함께 득점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이다. 상주는 올 시즌을 앞두고 신세계 여 름 등 K리그 클래식에서 주축으로 활약하던 선수들을 대거 품에 안으며 '폭풍 입대'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홍 철 등은 대표팀에서도 활약한 '검증된 선수'다. 이에 비해 김호남의 이름값은 다소 낮았다. 소속팀에서는 꾸준히 활약했지만, 대표팀과 인연을 맺은 적도 없다. 그러나 김호남은 상주에서 펄펄 날며 생애 첫 '태극마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김호남은 슈틸리케 감독 앞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눈도장을 톡톡히 찍었다. 실제 슈틸리케 감독은 2015년 호주아시안컵 당시 상주 소속이던 이정협(부산)을 깜짝 발탁한 바 있다. 당시 이정협은 2골-1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이 준우승하는데 힘을 보탰다. '군데렐라'(군인+신데렐라)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군 신분이지만 김호남 입장에서는 대표팀 승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표팀' 이야기에 김호남은 오히려 손사래를 쳤다. 그는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은 한두경기 잘한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그렇게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라면 오히려 내가 거절해야 한다"고 겸손했다.
물론 대표팀의 꿈을 접은 것은 아니다. 김호남은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는 꿈과 희망은 가지고 있다"며 "내가 더욱 열심히, 꾸준히 잘해서 충분히 자격이 된다고 생각될 때는 꼭 대표팀에 가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과연 눈 앞에서 김호남의 활약을 지켜본 슈틸리케 감독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또 한 번의 '군데렐라' 스토리가 펼쳐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광양=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