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용이가 참 괜찮다. 지켜보면 알 것이다."
2017년 첫 '동해안 더비'의 주인공은 정재용이었다. 정재용은 4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2017년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서 선제골과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2대1 승리를 견인했다. 후반 29분 아크 오른쪽으로 흘러나온 볼을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연결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1-1 동점이던 후반 41분엔 문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방향을 바꿔놓는 헤딩슛으로 마무리하면서 1만2388명의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뜻밖에 주어진 기회다. 주장 김성환이 지난 7일 키치SC(홍콩)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에서 부상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가시마(일본)와의 ACL 조별리그 E조 첫 경기에서 풀타임 출전한 정재용은 큰 키(1m88)를 활용한 제공권 장악 및 세트피스 가담, 패스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1주일 뒤 열린 브리즈번(호주)와의 E조 2차전에서도 이영재와 호흡을 맞추면서 팀의 6대0 대승을 이끌었다. ACL 2경기서 얻은 자신감은 포항전 멀티골로 귀결됐다. 김 감독은 "골을 넣어서 더 칭찬 받을 만 하지만 수비적으로도 좋은 선수"라며 "김성환의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다. 갖고 있는 능력들을 잘 발휘하고 있다"고 제자의 활약에 엄지를 세웠다.
정재용은 차분했다. 멀티골의 기쁨이 가져올 더 큰 기대를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시즌은 길고 경기는 많다. 가능한 많은 경기에 뛰고 싶다"는 그의 다짐이 이뤄질 지 지켜볼 일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