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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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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이었다. 잠잠하던 겨울 이적 시장에 이슈가 터졌다. 수원에서 뛰던 이상호(30)의 FC서울 이적 소식이었다.
이상호는 빠른 발을 앞세운 윙 포워드 자원이다. 1m73의 비교적 작은 신장에도 많은 헤딩 득점을 기록 할 만큼 뛰어난 위치선정 능력까지 겸비하고 있다. 2006년 프로에 데뷔한 이상호는 울산과 상주, 수원에서 10여년간 선수생활을 하며 K리그 통산 252경기에 출전 40골-22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특유의 성실함과 헌신적인 플레이로 소속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살림꾼 역할을 해왔다.
그의 이적이 더욱 이슈화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라이벌' 팀으로의 이적 때문. 서울과 수원은 K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이다. 두 팀의 맞대결은 '슈퍼매치'로 불릴 만큼 관심을 모은다. 라이벌인 만큼 이전까지 두 팀 사이의 이적은 거의 없었다. 서울에서 수원으로 직접 이동한 백지훈(서울 이랜드)과 이종민(광주) 등 2명에 불과했다. 더욱이 이상호는 수원 소속이던 2012년 FA컵 16강에서 2대0 승리를 거둔 뒤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서울에 대한 도발성 글까지 남긴 바 있어 이번 이적 소식은 더욱 큰 화제를 모았다.
서울 유니폼을 입고 새 출발에 나선 이상호. 공교롭게도 2017년 K리그 첫 번째 대결 상대는 수원이다. 서울은 지난 시즌 K리그 챔피언, 수원은 FA컵 챔피언 자격으로 그랜드 오프닝 무대에 오른다.
어깨가 무겁다. 서울은 앞서 열린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서 상하이 상강(중국), 우라와 레즈(일본)에 잇달아 패했다. 특히 우라와 레즈전에서는 전반에만 5골을 내주며 크게 흔들렸다. 이상호는 앞선 두 경기에서 연달아 오른쪽 윙으로 선발 출격했던 만큼 패배에 대한 책임감과 아쉬움이 큰 상황이다.
게다가 첫 경기는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 라이벌전 슈퍼매치다. 서울 소속으로 수원과 마주하게 된 이상호는 "슈퍼매치의 분위기는 특별하다. 선수로서 출전 자체가 영광인 경기"라며 "올해는 리그 개막전부터 슈퍼매치를 펼치게 됐다. 나에 대한 많은 야유도 있을 거라 각오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 내가 이겨내야 할 문제다. 더 열심히 준비해서 최고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황선홍 감독은 3일 구리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상호가 슈퍼매치를 꼭 뛰고 싶다고 했는데, 의지가 강하다면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본다. 컨디션이 좋다면 라인업에 넣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새 둥지로 옮긴 이상호의 첫 번째 슈퍼매치는 5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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