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강희 전북 감독은 지난해 K리그 준우승과 10년 만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이란 업적을 달성했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높은 경기의 질'이란 토끼를 잡지 못했다. 특히 빌드업, 즉 수비에서 공격을 전개해나가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한 점이 '옥에 티'로 꼽혔다.
2010년 프로 데뷔 당시에는 운이 따랐다. 2군을 전전하던 시즌 초반에 기회가 찾아왔다. 오범석이 A대표팀에 차출돼 풀백 요원이 필요했다. 이 용은 김호곤 전 울산 감독의 부름을 받고 1군에 합류, 컵대회를 포함해 25경기를 뛰었다. 이듬해 오범석이 수원으로 둥지를 옮기면서 이 용은 부동의 오른쪽 풀백으로 활약했다.
2012년에는 좌절과 환희가 교차했다. 시즌 초반 오른 무릎 내측 파열 부상을 했다. 3개월을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그러나 부상을 털어내자 빠르게 부활했다. '철퇴축구' 울산 수비의 한 축을 담당하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견인했다. 당시 김 전 감독은 가장 헌신적이고 발전한 선수로 거침없이 이 용을 뽑았다.
상주 상무에서 군 생활을 한 이 용은 이제 전북에서 다시 축구인생의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전지훈련을 잘 소화한 이 용은 "모든 것이 새롭고 부담도 된다. 전북에는 좋은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많다 보니 높은 긴장감 속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용은 올 시즌 최 감독이 선보일 '뉴(NEW) 수비라인'의 오른쪽 측면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이 원하는 빌드업부터 폭발적인 오버래핑에 이은 날카로운 크로스로 마스터키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 용은 "업그레이드 된 전북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용은 지난해 10월 슈틸리케호에 발탁됐지만 스포츠탈장의증(복부통증)으로 수술을 단행했다. 수술 부위에 아직 약간의 통증이 남아있다. 이 용은 "참고 뛸 만한 수준이다. 감독님과 팀에서 거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전의 남자' 이 용의 축구인생에 두 번째 장막이 오른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