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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축구 K리그가 긴 겨울잠을 끝내고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한 대구FC와 강원을 비롯, 올 시즌 축구판을 뜨겁게 달굴 12개 팀 감독과 팀 대표선수들은 새 출발을 앞두고 각자의 염원을 쏟아냈다.
뭐니뭐니 해도 큰 관심사는 각 팀 감독-선수들이 바라보는 올 시즌 판도다. 그 판도를 가늠하는 우선 척도가 우승 예상팀과 득점왕이다.
미디어데이에서 12개 팀 감독의 우승 전망이 나왔다. 올해도 역시 유력한 우승 후보는 전북 현대였다. 황선홍(서울) 서정원(수원) 김도훈(울산) 이기형(인천) 최윤겸(강원) 김태완(상주) 손현준 감독(대구) 등 총 7명이 전북을 선택했다. "마음은 전북이지만 최강희 감독께 부담될까봐 지목하지 않겠다"고 한 노상래 전남 감독까지 포함하면 전체 67%의 압도적인 득표다.
절대 다수가 전북을 우승 유력 후보로 꼽은 이유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불참과 최강희 감독의 능력이 주를 이뤘다. 전북은 2014, 2015년 K리그 2연패를 달성했고 2016년 ACL 챔피언에 오른 강팀이다. 2016년 시즌도 우승할 수 있었지만 '심판 매수사건'으로 인한 징계 때문에 승점이 삭감되면서 2위로 시즌을 마쳤다. 여기에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도 징계가 내려져 올해 ACL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김도훈 서정원 김태완 등 3명의 감독이 "ACL에 출전하지 않기 때문에 리그와 FA컵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여기에 황선홍 손현준 최윤겸 감독은 최강희 감독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했다. 손 감독은 "제일 중요한 것은 최강희 감독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고, 황 감독은 "최 감독의 지도력은 물론 오랜기간 안정된 팀을 이어가는 게 장점"이라고 전망했다. 이기형 감독은 "(ACL 퇴출 등)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 다시 일어서자는 공감대가 더 무서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공공의 적'이 된 최강희 감독은 자세를 크게 낮췄다. 전북의 올해 목표를 상위그룹으로 정하는 대신 강원을 우승 후보로 꼽았다. '희망사항'에 가까웠다. 그는 "개인적으로 강원이 우승했으면 좋겠다. K리그가 전체적으로 축소되는 가운데 공격적인 선수 영입을 했다. 최윤겸 감독의 능력도 잘 알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클래식 승격팀 강원이 전북 다음으로 많은 3표를 얻은 것이 눈길을 끈다. 이유는 최 감독과 비슷했다. 남기일 감독은 "강원이 우승하기를 바란다. 응원하고 싶다"고 했고 노상래 감독은 "강원의 공격력 보강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12개 팀 선수들이 예상한 득점왕은 정조국(광주)이었다. 절반인 6명의 선수가 정조국을 지목했다. 정작 정조국 자신은 선배 이동국(전북)을 꼽았다. 정조국은 지난해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상을 거머쥐며 최고의 해를 보냈다. 득점왕 후보로 지목된 이유는 제각각이었다. "여전히 움직임이 너무 좋다"(대구 박태홍), "(정조국이) 혹시 내게 지갑을 열지 않을까"(인천 김도혁), "작년보다 (골을)더 넣겠다고 하니 득점왕 되는거 아닌가"(수원 염기훈).
유쾌하게, 때로는 팽팽한 신경전 속에 열린 미디어데이로 시작을 알린 2017년 K리그 클래식은 3월 4, 5일 오후 3시 일제히 막을 올린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