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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스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스피드스케이팅 취재를 위해 오비히로에 가는 길이었죠. 기차를 타고 가는데, 갑자기 멈춰서는 것입니다. 어리둥절했습니다. 창밖을 보니 바로 이해가 갔습니다. 눈보라에 기찻길이 막혀 버린 거였죠. 30분 가까이 발이 묶인 상태, 한국에 있는 선배에게 상황을 설명했더니 '눈 오는 게 보고 싶다'는 엉뚱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하하. 그렇네요. 당황스럽지만 잊지 못할 추억을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에조몬은 삿포로 거리마다 늠름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눈으로 만든 에조몬은 특히 눈길을 끌죠. 에조몬을 활용한 상품도 여기저기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경기장 공식 판매점은 물론이고 편의점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말이죠. 에조몬은 단순히 캐릭터 인형으로만 판매되는 것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볼펜과 수첩, 배지는 물론이고 귀마개, 과자 등 다양한 상품이 마련돼 있었습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발걸음까지 멈추게 하더군요.
문득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공식 마스코트 수호랑 반다비가 생각났습니다. 저는 2016~2017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겸 평창 테스트 이벤트에서 수호랑 반다비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만남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을 한 바퀴 빙~ 돈 끝에 가까스로 판매점을 찾았기 때문이죠.
우리의 수호랑은 도전 정신과 열정을 가진 '씩씩한' 백호를 모티프로 했습니다. 반달가슴곰 반다비는 평등과 화합에 앞장서는 가슴 따뜻한 친구입니다. 이름 만큼이나 멋진 뜻을 지닌 우리의 수호랑과 반다비를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자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먼 훗날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억할 때 수호랑 반다비의 웃는 얼굴을 떠올리며 미소지을 수 있도록 말이죠.
삿포로(일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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