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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하대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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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 최고의 별인 MVP로 정조국(33)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좌중은 술렁였다. 놀랍다는 반응이 많았다.
당시 광주에서 뛰던 정조국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득점왕에 이어 시즌 MVP(최우수선수)의 영광을 누렸다.
우승, 준우승도 아닌 팀에서 MVP가 선정된 것은 이변에 가까웠다. 그만큼 정조국의 부활은 가치가 있었다. 정조국은 신인 시절부터 몸담았던 FC서울에서 경쟁에 밀려 광주로 옮길 때만 해도 '한물갔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아들의 한마디가 그를 다시 일으켰다. "아빠는 왜 경기에 안 뛰어?" 이를 악물었다. '아빠의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 그는 부활가를 불렀다. 이제 귀하신 몸으로 강원으로 스카우트돼 새로운 시즌을 준비 중이다.
2017년 시즌에도 '제2의 정조국 이변'을 볼 수 있을까. 묵묵히 신데렐라 꿈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베테랑 선수들이 있다. 돌아온 하대성(32·FC서울)을 비롯, 신화용(34·수원) 오범석(33·강원) 김창수(32·울산) 등이 유력 후보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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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신화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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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대성은 3년 만에 서울에 복귀했다. 2012년 주장을 맡아 팀을 K리그 정상에 올려 놓고 이듬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에 진출시킨 뒤 해외 도전에 나선 그는 베이징 궈안-FC도쿄 등을 거쳐 '수구초심' 속에 서울로 돌아왔다.
하대성은 서울을 떠나있던 시간이 성에 차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하대성의 복귀에 대한 팬들 반응은 썩 달갑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내 스타일을 지키면서 상황, 전술에 따른 변화를 줬어야 하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교훈이 있었고 앞으로의 축구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며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각오다.
하대성은 좋은 활약을 하지 못했던 전북에서 서울로 트레이드됐던 2010년을 회상하며 2017년을 준비하고 있다. "2010년은 나라는 선수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 뛰었다. 나에 대해 우려하는 분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축구에 대한 열정을 쏟아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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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오범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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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용은 지난 시즌 전 정조국과 같은 상황 속에서 이번 시즌을 맞는다. 자신의 '원클럽' 포항에서의 저평가 속에 자존심이 구겨졌고, 그러던 차에 수원이 내민 손을 덥썩 잡았다. 지난 시즌 신화용은 기록은 미미했다. 나이가 들어 기량이 저하됐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랬던 그에게 더 소중한 것은 부활을 위해 충분히 기다려줄 수 있는 주위의 배려였다. 계약기간을 늘려준 수원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신화용의 부활 레이스는 스페인 말라가에서 이미 시작됐다. 가능성도 높다. 최고의 골키퍼 출신 이운재 코치가 "대표팀으로 발탁되도록 키우겠다"며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했다. 선수 본인의 부활의지가 강한데다 전담코치의 '칭찬'도 듬뿍 받고 있는 신화용이 2016년 정조국처럼 '춤추지' 못하란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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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김창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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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범석은 길었던 '저니맨' 생활을 마감하고자 한다. 2003년 포항에서 시작했지만 일본, 러시아, 울산, 수원, 중국 등 수 많은 곳들을 거쳤다. 지난해 수원에서는 고연봉자 정리 대상에 올라 중국 항저우로 이적했다. 한때 A대표팀의 측면 활력소였던 그의 가치도 점차 하락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강원의 러브콜을 받고 다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선수 황혼기를 강원에서 보내기로 한 것은 '도전해보자'는 마음이 강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2016년 시즌 최강팀 전북에서 한 시즌 밖에 보내지 못한 국가대표 수비수 김창수는 프로 데뷔(2004년) 팀이었던 울산으로 12년 만에 돌아왔다. 전북에 있는 동안 A대표팀에도 들쭉날쭉 발탁됐다. 부산(2007∼2012년) 시절 맹활약으로 대표팀 고정 멤버로 활약했던 옛 추억을 현실로 소환하는 것이 목표다. 김창수의 완벽부활. 울산이 최강 수비라인을 발판 삼아 K리그 평정을 위해 달려갈 수있게 해줄 원동력이기도 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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