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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출전국 48개국 확대로 연초부터 지구촌 축구가 시끌벅적하다.
그러나 FIFA는 '차이나 머니'의 '무풍지대'였다. 중국과 월드컵은 다른 세상이었기 때문이다. 중국이 월드컵 무대를 밟은 것은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 2002년 한-일월드컵이었다. '자력 진출의 환희'라며 거창하게 자랑할 수도 없다. 한국과 일본이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출전하면서 반사 이익을 누린 결과였다.
48개국 확대로 중국은 월드컵과 만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아시아의 월드컵 티켓이 현재의 4.5장에서 최대 8~9장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16억 인구의 중국이 월드컵과 연결되면 FIFA는 중계권료와 스폰서 유치 등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중국 축구의 현주소는 초라하다. 가까스로 최종예선에 올랐지만 2018년 러시아월드컵 출전은 사실상 물건너갔다. 이대로면 2022년 카타르월드컵 본선 진출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더 이상 중국 축구를 가볍게 봐 선 안될 이유가 있다. 중국 축구는 변하고 있다. 변화는 클럽 축구에서 이미 시작됐다. 세계적인 선수와 감독들을 앞다투어 영입하면서 눈높이가 높아졌다. 투자의 위력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 무대에서 K리그는 더 이상 슈퍼리그를 무시할 수 없다. 광저우 헝다의 2013년, 2015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은 부인할 수 없는 역풍이다. 1류 선수들과 함께하는 중국 선수들도 변하고 있다.
최용수 장쑤 쑤닝 감독은 "매경기 A매치 못지 않은 관심 속에 중국 축구가 성장하고 있다. 뛰어난 외국인 선수들 덕분에 중국 선수들의 내용도 좋아지고 있다. 아직 체계적인 부분은 부족해 보이지만 노력하는 모습은 상당하다. 중국 축구는 소리없이 서서히 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홍명보 항저우 뤼청 감독도 "그냥 중국이라고 폄하할 것이 아니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플레이를 현장에서 본다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인프라도 바뀌고 있다. 축구는 학원의 필수 과목으로 지정됐다. 올해까지 약 2만개의 '축구 전문학교'를 설립, 세계적인 축구 인재를 양성하기로 했다. 2026년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의 경우 6년 뒤인 2023년 시작된다. 중국 축구의 미래 그림이 어떻게 바뀔 지는 누구도 모른다.
섣부른 전망은 금물이지만 중국을 월드컵에 초대하기 위한 아시아지역 월드컵 예선 방식이 변경될 수도 있다. 동, 서아시아의 예선이 분리될 수 있다. 중국에서 새로운 축구인생을 시작한 오스카는 최근 "중국 축구는 현재 세계 최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언젠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만큼 좋은 리그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축구의 '무서운 바람', 결코 간과해선 안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